내년 아파트 입주량 모자란 부산, 전세·매매 상승기류 탄다
신축 입주 예정 1만 4746세대
적정 물량보다 3000세대 부족
전체 64%가 남·강서구에 몰려
전세값 오르며 매매가 상승 전망
부산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연제구와 동래구 일대. 부산일보DB
내년 부산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정 수치에 비해 3000세대가량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마저도 남구와 강서구 등에 60% 이상 편중돼 신축 아파트가 없는 주거 상급지에선 전셋값과 매매 가격 상승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8일 아파트 거래 플랫폼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내년 부산의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4746세대로 집계됐다. 올해 1만 1200세대에 비해 3500세대가량 늘어난 수치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10여 년간의 통계치를 종합해 볼 때 인구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부산의 연간 적정 입주 물량은 1만 7000세대 안팎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내년 입주 물량의 64.3%가 남구(42.9%)와 강서구(21.4%)에 몰려 있을 정도로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심하다. 남구의 경우 우암동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1월, 3048세대)와 대연동 ‘포레나부산대연’(5월, 367세대), 문현동 ‘롯데캐슬인피니엘’(6월, 715세대), 우암동 ‘해링턴마레’(12월, 2205세대)의 입주가 예정됐다.
강서구는 강동동 ‘에코델타시티대성베르힐’(3월, 1120세대), ‘에코델타시티디에트르더퍼스’(7월, 972세대), ‘에코델타시티중흥S클래스’(11월, 1067세대) 등 1000세대 안팎의 대단지가 입주할 예정이다.
남구와 강서구는 신축 아파트 입주로 북적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지역 내에서 주거 상급지로 손꼽히는 해운대구의 경우 내년 5월 송정동 ‘더폴디오션’(184세대) 외에는 신규 물량이 전무한 실정이다. 수영구는 6월 광안동 ‘드파인광안’(1233세대), 동래구는 11월 낙민동 ‘동래반도유보라’(400세대)만 입주를 할 예정이어서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공급 부족은 가격을 밀어올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데, 전셋값부터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부산의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부산의 전셋값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9개월가량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금도 전셋값은 학군이 잘 형성돼 있고 정주 여건이 양호하다고 평가 받는 해운대구와 동래구 위주로 오르고 있다.
전셋값이 상승하면 향후 아파트 매매 가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서베이는 “내년 전세 강세장에 이어 신축 물량이 부족한 동부산권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도 본격 상승할 전망”이라며 “지역 내 미분양 물량이 8000세대를 넘기는 상황이지만, 기축 아파트 시장은 이와는 별개로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기축 아파트 값과 분양가의 격차가 좁혀지면 비로소 미분양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과거의 통계를 장기적으로 종합해보면 입주 물량이 줄어든 해에 매매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해양수산부 이전, 수도권 규제의 풍선 효과 등 지역 호재가 겹치면서 동부산권 위주로는 가격 상승폭이 매우 크고 그 속도도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외에 내년 입주 예정인 부산의 주요 아파트로는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역롯데캐슬스카이엘’(1월, 805세대), 부산진구 당감동 ‘서면4차봄여름가을겨울’(6월, 607세대), 금정구 남산동 ‘e편한세상금정메종카운티’(6월, 415세대) 등이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