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3기 암과 싸우는 30대 정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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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이혼 후 할머니와 살다
자궁내막암 판정에 청천벽력
치매 앓는 90대 할머니 위해
항암 치료 부작용 버텨야 해

“자궁내막암 3기입니다.”

의사의 입이 떨어지자마자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억울함이 밀려왔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이제 겨우 서른아홉인데, 결혼도 아직 못 했는데, 세상에 해보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체면 따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습니다. 40대를 바라보는 정화(가명) 씨의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아빠의 도박으로 부모님은 매일같이 싸웠고 결국 이혼했습니다. 정화 씨는 그렇게 할머니와 살게 됐습니다. 남은 가족은 오직 할머니뿐. 혹시나 할머니마저 자신을 버릴까 봐 어린 정화 씨는 매일 밤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할머니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정화 씨에게 뭐든 해주려고 애썼습니다. 할머니의 든든한 사랑과 지원 덕분에 정화 씨는 무사히 어른이 됐습니다.

어른이 되면 돈도 많이 벌고 멋진 옷을 입고 다닐 줄 알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제 90대인 할머니를 보살펴야 하는 정화 씨는 자신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도시로 나와 대기업 생산직, 택배 기사, 백화점 판매원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며 할머니께 생활비를 꼬박꼬박 보내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큰 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설마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정화 씨에게 자궁내막암 3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을 해야 하고, 수술 후에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항암 치료의 부작용은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병마와 싸우느라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극심한 피로감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식욕부진과 오심, 구토로 밥맛은커녕 물 한 모금 넘기기도 어렵습니다. 93세인 할머니는 3년 전 치매 진단을 받았지만, 신기하게도 정화 씨만큼은 잊지 않았습니다. 아파하는 손녀를 본 할머니는 어린 시절의 그녀처럼 목 놓아 울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할머니를 안고 토닥이다 문득 정화 씨는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살아 숨 쉬는 지금 이 순간, 매일 새롭게 주어지는 하루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 말입니다.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 힘이 솟아났습니다. 기적 같은 하루하루 끝에는 정말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암 투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정화 씨와 할머니가 더없이 행복할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여러분의 손길이 간절합니다.

△연제구청 복지정책과 채은아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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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4일 자 순애 씨

지난 14일 자 ‘남편 암 수술비 막막한 순애 씨’ 사연에 후원자 66명이 297만 260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남편의 항암 치료와 직장암 수술비에 보탤 예정입니다.

순애 씨는 “남편이 수술 후 회복과 항암 치료로 힘들겠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으로 함께 이겨낼 힘을 얻은 것 같다”며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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