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3선 가도… 호재 vs 악재 ‘팽팽’
국힘 유력 후보군 아직 없어
무난한 본선행 가능성 점쳐
경선 후유증 최소화 긍정적
경쟁 이벤트 없어 관심 시들
집권여당 민주 총공세 전망
2026년 부산시장 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에서는 하마평만 무성할 뿐 현직인 박형준(사진) 부산시장 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는 후보는 아직 없는 모습이다. 박 시장의 무난한 본선행이 예상되는 대목이지만 그 득실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3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르면 다음달 중하순께 정무 라인을 대거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안은 검토 중인 상황이지만 기존 정무직 인사들에 더해 추가적으로 보강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이는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게 부산 정가 중론이다.
이처럼 박 시장이 지방선거 채비에 분주한 모습인 반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다른 인사들은 아직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박 시장을 상대하기 쉽지 않은 까닭에 출마 자체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내년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는 박 시장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를 두고 지역 야권에서는 이러한 박 시장의 독주가 본선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부산에서는 매 지방선거에서 본선 못지않게 경선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 왔다. 이는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지며 최종 후보 확정 이후에도 후유증이 있어왔고 이는 각 후보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 실패로 이어지기도 했다. 박 시장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유력 주자 자리를 내년까지 견고하게 유지한다면 이러한 경우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총공세가 펼쳐질 전망이어서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통상 경선을 통해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지지층의 관심도가 높아지는데, 내부 경쟁이라는 이벤트가 없거나 혹은 박 시장의 압도적 승리로 흥행에 실패한다면 본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은 “어찌됐든 부산시장 후보가 내년 부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얼굴이 될 예정인데, 지지자들로부터는 물론 시민들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 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치열한 분위기에서 후보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시민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는 게 상수로 여겨진다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 부담이다. 민주당이 박 시장을 상대로 한 선거 전략을 일찍부터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어 다양한 프레임으로 공세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산 여권은 박 시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선 7기 1년(보궐), 민선 8기 3년 등 총 4년간 진전이 없거나 실패한 시정 핵심 사업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형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주목도를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 민주당은 이미 박 시장을 상대 후보로 여기고 각종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박 시장은 물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곤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부산시장 후보들이 실제로 나설지 모르겠지만 박 시장의 무난한 본선행은 국민의힘에 호재만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