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재건축 대어’ 망미주공, 끝까지 성공 이끌겠다” 강경호 연산5구역 재건축 조합장
시공사, 현대·롯데건설 컨소시엄
18년 현장소장 경험, 추진위 업무
정비구역 지정 변경 등 과제 산적
아파트 가치 향상·사업 속도 강조
부산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은 남천동 삼익비치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재건축 사업장이다. 연산5구역 강경호 조합장은 추진위 단계부터 2038세대에 달하는 조합원들을 규합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 이들 중 한 명이다.
강 조합장은 “1986년 건립된 망미주공은 올해로 39년 차를 맞는다. 처음 입주 때부터 지금까지 거주하는 이들은 상당한 고령층이 됐다”며 “이분들은 ‘죽기 전에 새집에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사신다. 이런 조합원들을 위해서라도 재건축 사업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산5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3월 시공사로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의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현대·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평(3.3㎡)당 공사비는 738만 8000원이며, 이를 환산하면 총 공사비는 1조 4447억 원이다. 공사 지분율은 현대건설 53%, 롯데건설 47%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탓에 조합의 시공사 선정은 순탄치 않았다. ‘재건축 대어’로 손꼽히는 단지인 데다, 생활과 교통 인프라가 우수해 부산에서는 사업성이 충분히 확보된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다소 의외였다.
조합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 선정 입찰을 공고했으나, 건설사가 한 군데도 지원하지 않아 연거푸 유찰됐다. 그러다 지난 1월 진행한 입찰에 현대·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유일하게 입찰 참여 제안서를 제출했다.
강 조합장은 “여러 측면에서 컨소시엄보다는 단독 입찰을 원했지만 현실적인 부동산 경기를 봤을 때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삽을 뜨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처음에는 뜻을 달리하는 조합원들도 있었지만 부단한 설득 끝에 지금은 조합이 한마음으로 움직이게 됐다”고 말했다.
조합은 입주민들이 지난 10년간 안전진단이나 조합 운영 등의 명목으로 모금했던 3억 8000만 원을 제각기 돌려주는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강 조합장은 “적게는 5만 원에서 많게는 500만 원씩 조합 사무를 위해 선뜻 빌려주신 돈”이라며 “재건축이 무산됐더라면 받지 못하게 됐을 텐데, 시공사 선정까지 마친 뒤 대여금으로 이를 돌려드리게 돼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
부경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강 조합장은 15년간 건축사무소에서 설계나 감리 업무를 도맡았고, 이후 18년간은 건설사에서 현장소장 등으로 일했다. 건설사에 근무하던 2012년부터 망미주공 재건축 추진위 업무를 시작했고, 4년 전부터 조합 사무를 전업으로 맡았다.
강 조합장은 “추진위 업무를 할 때는 지금처럼 조 단위 사업은 생각도 못했고, 단순히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드리자’는 마인드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앞으로 용역업체를 선정해 정비구역 지정 변경, 부산시 통합심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 조합장은 2029년 이주, 2033년 봄 입주를 목표로 조합 사무를 운영하고 있다. 새 아파트 이름은 ‘힐스테이트 롯데캐슬 센텀스카이’다.
새로 건립될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망미주공 아파트에서 코스트코 방향으로 연결되는 지하 도로를 신규로 개설해 센텀시티로의 접근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현재는 아파트와 연결되는 메인 도로가 연산동 방면으로만 나 있어 센텀 권역으로의 확장에 아쉬움이 있다.
지역 정치권과 소통하며 ‘연산제2센텀선’ 구축에 대한 주민 염원도 모으고 있다. 연산제2센텀선은 연산역과 센텀2지구 산업단지, 동해선 원동역을 잇는 도시철도로 부산시의 ‘제2차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 포함됐다. 계획이 확정된다면 단지의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강 조합장은 “1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추진위원장 또는 조합장으로 저를 허락해 주신 조합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