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 무성 파크골프장 내달부터 유료화 수순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36홀 규모 태화강 파크골프장
공공개방 불구 일부 회원 텃세
마구잡이 사용에 사막화 현상
나머지 구장들도 유료화 전망

울산 태화강 파크골프장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 파크골프장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 둔치에 조성한 36홀 규모 파크골프장이 내달 1일부터 유료로 전환한다. 무료로 운영하다 보니 시설 훼손이 심한 데다 일부 이용자의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진 까닭이다.

울산 남구청은 다음 달 1일부터 태화강 파크골프장을 남구도시관리공단에 위탁해 유료화한다고 26일 밝혔다. 지역 공공 파크골프장 중 유료로 전환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요금은 남구 주민은 3000원, 다른 구·군과 외지인은 5000원을 내야 한다. 운영 시간은 여름철(4~9월)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겨울철(10~3월)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로 제한한다.

태화강 파크골프장은 울산 남구청이 2023년 8억 5000만 원을 들여 신정동 2만 9457㎡ 일대에 4코스 36홀로 조성했다. 이후 관리와 운영을 민간단체인 남구파크골프협회에 맡겼다.

불과 3년도 채 되지 않아 울산 남구청이 파크골프장을 직접 관리하기로 한 배경에는 시설 훼손과 텃세 논란 등 말썽이 끊이지 않아서다.

특히 파크골프장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다 보니 잔디 훼손과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파크골프장 조성 당시 협회원은 900여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 기준 16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여름에는 새벽부터 파크골프장을 이용하는 까닭에 소음 민원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공공 개방시설인데도 일부 회원이 비협회원들의 이용을 막는다는 불만도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울산 남구청은 공공 체육 시설 기능 회복 차원에서 유료화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용료 등은 향후 잔디 보식이나 안전사고 예방 등 시설 관리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남구파크골프협회 회원들은 “노인들이 노는 놀이터인데 한 달에 10만 원 가까이 내는 건 부담”이라며 유료화 시행에 반대하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용 수요와 시설 유지관리를 고려해 공단의 전문성과 책임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며 “모든 주민이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태화강 파크골프장을 포함해 모두 8개 구장이 공공 개방형 시설로 운영 중이다. 이 중 울산시설공단이 운영하는 대공원 파크골프장만 유료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태화강 파크골프장이 유료화하면 사정이 비슷한 나머지 파크골프장도 줄줄이 유료 전환이 이뤄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