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진단·적절한 치료에 ‘소아 내시경’ 중요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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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동의의료원

동의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손상준 과장은 “소아도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며, 생후 한 달이 안된 신생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의의료원 제공 동의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손상준 과장은 “소아도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며, 생후 한 달이 안된 신생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의의료원 제공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성인에게 내시경은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검사 중 하나다. 하지만 소아가 내시경 검사를 받는 일은 매우 드물거나 소아도 내시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손상준 과장은 “소아도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며, 생후 한 달이 안 된 신생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성인의 경우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검진을 많이 시행하지만 소아는 검진 목적의 내시경을 시행하지 않는다. 소아가 내시경을 받는 주된 원인은 수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인 복통이다. △지속적인 우상복부 또는 우하복부 통증 △구토(담즙성 구토, 지속적이거나 주기적인 구토) △설명할 수 없는 발열 △삼킴 곤란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심한 설사나 한밤중의 설사 △위장관 출혈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성장 속도의 감소 △사춘기 지연 △염증성 장질환, 소화기 궤양 질환의 가족력 등이 복통의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해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나 폴립, 역류성 식도염, 십이지장 궤양 등 소아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을 진단해 치료할 수 있다. 손 과장은 “갑작스럽게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내시경 여부를 결정하시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사례는 다양하다. 손 과장에 따르면 A(5) 양은 석 달간 혈변이 반복되면서 내원한 경우다. 하루 10회 이상의 설사와 복통도 동반됐다. 내시경 검사결과 위막성 대장염이 확인됐다. A 양의 경우 병원을 찾기 전 감기 치료를 위해 수개월간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문제가 빚어졌다. 설사와 혈변 반복으로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질병이 악화된 것이다.

B(16)군 역시 복통과 설사로 고통받은 경우다. 복통으로 학교에서 조퇴하는 일이 잦고 등교조차 못하는 날도 있었다. 집 근처 병원에서 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진단받은 뒤 약을 복용했지만 특별한 차도가 없었다.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자주 가고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너무 심해 교우관계가 위축되면서 자퇴까지 고려 중이었다. 내시경을 받은 뒤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호산구 수치 증가가 확인됐다. 손 과장은 “알레르기성 위장관염 진단을 받아 치료에 들어가자 증상이 호전됐고 아이는 무사히 학교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내시경을 시행한 것만으로도 복통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C(6) 양은 2~3년 전부터 입버릇처럼 배가 아프다는 말을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복통으로 식사량까지 줄어들었다. 내시경과 조직검사, 초음파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질병이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해소되자 자연스럽게 복통이 호전됐다.

소아의 경우 내시경 검사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검사 후 만족도가 크다. 손 과장은 부모 상당수가 괜히 겁 먹고 미뤘는데 진작 검사를 받아야 했다고 털어놓는다고 했다. 손 과장은 “검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아이의 고통이 더욱 심해지고 통증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며 “내시경 검사를 통한 올바른 진단과 적절한 진료가 뒷받침되면 아이들이 보다 빨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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