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막 주름지고 눈물 고일 땐 고주파가 효과”
결막이완증 치료
흰자위 늘어난 주름이 눈꺼풀 덮어
이물감, 건조증, 찌르는 증상 유발
눈물길 막히지 않아도 눈물 고여
안구 뻑뻑한 건조증과 혼동하기도
고주파 치료, 출혈·부종 부작용 적어
신의료기술 인정… 본인부담금 절감
눈꺼풀의 안쪽과 눈의 흰자위를 덮고 있는 투명한 점막이 결막이다. 거울을 보다가 ‘눈 아래쪽에 하얀색 덩어리가 보인다’거나 ‘눈 아래쪽에 흰 부분이 늘어져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결막에 주름이 생겨 피부처럼 쭈글쭈글해지는 결막이완증이다. 눈을 둘러싸고 있는 결막의 흰자가 늘어져 주름이 생기거나, 안구 밖으로 밀려나와 아래 눈꺼풀을 덮는 현상을 말한다.
결막이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눈을 깜빡일 때 이물감이 생기며, 눈물 배출 통로가 막혀 눈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 눈을 움직일 때 찌릿한 감각이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눈물이 자주 고이거나 흐른다면
눈물이 흐르는 이유는 아주 많다. 우선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눈물에 포함되어 있는 기름막이 잘 생성되지 않아 찬바람과 같은 자극을 조금만 받아도 눈물이 주르륵 흐르게 된다.
눈물 배출로가 좁아지거나 막혀서 눈물이 흐를 수도 있다. 눈에는 하수구처럼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길’이 존재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배출로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눈물이 많아진다. 이를 비루관 협착증이라고 한다. 눈물길이 막히면 눈물이 고이거나 흐르게 되고 심하면 분비물이나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결막이완증의 주요 증상도 눈물이 자꾸 고이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눈물길이 막히지 않았음에도 눈물이 비정상적으로 고이거나 흘러내린다. 아래 눈꺼풀 안쪽 결막이 접히면서 눈물 배출 통로를 막기 때문에 눈물길이 막힌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안구건조증과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결막이완증은 눈물의 과다 분비가 아닌 배출 구조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주로 4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생기며 간혹 젊은층에서도 콘택트렌즈 과사용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누네빛안과 박효순 원장은 “눈물이 자주 고이거나 흐른다면 단순히 나이 탓인지, 아니면 비루관 협착증이나 결막이완증인지를 따져 보아야 정확한 대처가 가능하다. 고령이 되면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 파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구건조증 vs 결막이완증
나이가 들면서 갑자기 눈물이 나거나 눈을 움직일 때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안과에서 안구건조증에 적용하는 인공누액이나 염증약을 넣었는데도 증상이 잠시 호전되었다가 다시 계속된다면 안구건조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결막이완증은 안구건조증과 혼동하기가 쉽다. 결막이완증은 안구건조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두 질환은 원인도 치료 접근도 다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생성 부족이나 과도한 증발로 인해 눈이 마르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반면 결막이완증은 눈물량이 충분해도 결막 조직이 느슨하게 늘어나 물리적으로 눈의 표면을 자극하고 방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로 인해 인공눈물을 넣어도 일시적인 개선에 그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눈이 뻑뻑하거나 건조한 느낌이 들면 안구건조증으로 여기고 인공눈물을 사용하거나 수분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곤 한다. 하지만 눈물이 과도하게 흐르거나 눈을 깜빡일 때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건조증이 아닌 결막이완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고주파를 이용한 결막이완증 수술
결막이완증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안약, 항히스타민제, 인공눈물 등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지거나 약물치료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비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22년 5월 고주파를 이용한 결막이완증 수술이 신의료기술로 공식 인정받은 바 있다. 기존의 절개 및 봉합을 동반한 수술법과 달리, 고주파 수술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기존에는 늘어난 결막을 절제하고 봉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됐다. 이에 비해 고주파 수술은 절개 없이 조직을 수축시키거나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치료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주파를 이용한 결막이완증 수술은 국소 마취 후 특수한 고주파 장비를 사용하여 늘어난 결막 조직을 수축시킨다.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해 선택적으로 조직을 수축시키므로 출혈이 거의 없고 통증이 적다. 5~10분 내외의 짧은 시술 시간으로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봉합이 필요 없어 자연 회복된다.
박 원장은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출혈이나 부종 등의 부작용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고주파를 이용해 늘어난 결막을 효과적으로 개선시켜 결막이완증, 안구 건조, 눈물흘림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90% 이상의 환자가 증상 호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절제술보다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어 일상 복귀가 훨씬 수월하다는 반응이 많다. 박 원장은 “고주파 수술은 고령 환자나 기존 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특히 적합한 치료법”이라며 “최소 침습적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주파 결막이완증 수술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공식 인정 받음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6개월 간격으로 4번까지 보헙금여를 받을 수 있고 본인 부담률이 30%로 진료비도 크게 줄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