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하루종일 설전…파국으로 치닫는 두사람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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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리관계 더이상 좋을지 모르겠다”
머스크 “감세법안 역겨운 특혜를 차버려라”
머스크 “트럼프 엑스타인 파일에 이름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지원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원수지간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지원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원수지간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지원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원수지간으로 변했다.

이미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일할 때부터 내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 못마땅해왔는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법안을 밀어부치자 이를 기회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하루 종일 서로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공개 설전을 이어갔다

대선 과정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성공의 1등 공신으로 대우받으면서 끈끈한 관계를 자랑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파국을 맞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나는 좋은 관계였다. 우리 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놀랐다”며 “그는 나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말했고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갑작스럽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다.

머스크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되는 와중에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즉각 반발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머스크는 “이 법안(감세법안)에서 전기차·태양광 인센티브 삭감을 유지해라. 하지만 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를 차버려라”라면서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다”라고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법안을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말한 것을 조롱한 것이다.

머스크는 대선 당시 자신의 도움 없이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발끈했다. 그는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공화당은 상원에서 51대 49가 됐을 것”이라고 글을 달았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아주 배은망덕하다”고 쏘아붙였다.

또 이 와중에 보수 진영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가 “나는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어야 할지 일론 편을 들어야 할지 묻는 의원들을 알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머스크는 답글로 “그들이 이 질문을 숙고하면서 생각해볼 것: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3.5년 남았지만, 나는 40년 넘게 주변에 있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내가 그에게 떠나라고 요청했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강요하는 정책을 빼앗았다”며 “그리고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he just went CRAZY)”고 재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다. 난 바이든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며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연방 정부 계약 파기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곧바로 “대통령의 정부 사업 취소 발표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머스크는 또 보수성향 정치평론가의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엑스 게시글을 재게시하면서 “예스”라고 적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관세로 올 하반기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고 비난했다.

머스크는 심지어 별도 엑스 글에서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트럼프는 ‘엑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있으며, 이게 파일을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며 폭로성 주장까지 펼쳤다.

엑스타인은 미국 금융가 출신으로 미성년자 성 착취 등으로 2019년 수감 생활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다. 그의 성범죄 사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사람의 험악하게 말을 주고 받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폭락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14.26%가 하락하며 284.70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감세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비과세 등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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