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잡은 민주 총력전 전망… 박형준 시장 수성 여부 최대 관심
내년 부산 지방선거 분석
박재호·이재성·전재수·최인호
여권 쟁쟁한 인사들 본격 경쟁
국힘, 여당 맞서 힘 결집할 듯
김도읍·이헌승·서병수 존재감
60일간의 짧고 굵었던 대선 레이스가 이재명 대통령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이제 지역 정가의 시선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움직인다. 재선인 박형준 부산시장의 도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그의 3선 연임을 마무리하는 선거인 만큼 국민의힘 내부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거돈 전 시장의 불명예 퇴진 이후 지방 권력 탈환에 번번이 실패한 더불어민주당도 이제 여당이 된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지방선거 여야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4일 부산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는 이번 대선과 같은 날인 6월 3일 치러진다. 새 정부 집권 1년 만에 진행되는 지방선거인 만큼 이재명 정권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실제로 부산시민들도 이같은 생각에 동의하고 있었다. 〈부산일보〉 등 전국 9개 지역 언론이 소속된 한국지방신문협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주)에이스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 응답자 중 89.1%가 6·3 대선 결과가 내년 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국 86.9%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이들 중 43.0%는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영향이라고 답했으며, 반대로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에 유리할 것이란 응답은 14.4%에 그쳤다.
결국 방어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박 시장의 수성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만큼 현재까지는 박 시장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재선 시장인 만큼 인지도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도 드러났듯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율이 앞서고 있어 내부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현행 선거법이 단체장의 4선 연임을 금지하고 있다. 내년 경선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박 시장에 밀리더라도, 다음 선거까지 고려한 ‘예비’ 선거운동을 위해 여러 후보들이 나설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야권에서는 우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부산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한 서병수 전 시장에 관심이 쏠린다. 서 전 시장은 주변에 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지역 국민의힘 내에서 맏형 역할을 여전히 하고 있는 만큼 그를 중심으로 새로운 결집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부산 국민의힘 4선 그룹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온화한 리더십으로 국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호평을 받고 있는 김도읍 의원이 대표적이다. 지역뿐 아니라 야권 내에서 그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또한 지역 밀착형으로 ‘초선 무덤’이라 불리는 부산 부산진을에서 4선에 오른 이헌승 의원 또한 막강한 경쟁자다. 그는 이 고지에 이르기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경선을 통해 본선행에 올라 승리한 승부사다.
반면 여권 후보군에서도 쟁쟁한 인사들이 존재한다. 먼저 이번 대선 기간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북극항로 개발 이슈를 전담해 온 부산 유일 국회의원 전재수 의원의 거취에 여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전 의원이 이례적으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이번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란 해석이 나온 바 있다.
또한 과거 부산이 민주당 험지이던 시절 6번 도전 중 2번의 국회 입성에 성공하며 저력을 보인 박재호 전 의원도 주목된다. ‘옆집 아저씨’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시민들에 친밀하게 다가가는 게 장점인 그는 21대 대선 부산 선대위에서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아 부산 전역을 누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권 후보 중 중도층 소구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아울러 가덕신공항,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 정책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 온 최인호 전 의원도 매서운 경쟁자다. 선거 기간 내내 여론전은 물론 정책 발굴에도 총력을 쏟은 데다 지역 야권 인사들을 끌어안으며 세 또한 상당한 까닭이다.
원조 친명계인 이재성 시당위원장 또한 일찍이 부산시장 도전 의사를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인 시절이던 지난해 총선 영입인재 2호로 정계에 입문해 정치 경력은 짧지만 전당대회에서 부산시당위원장에 당선되는 등 정치력도 이제는 어느정도 갖췄다는 게 그의 강점이다.
다만 민주당의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에 연고를 둔 다른 지역 의원이 갑작스럽게 등판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여론조사는 지난달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028명을 대상으로 통신 3사 제공 가상번호 무선 자동응답 방식 100%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9.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영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