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표' 청소년도, 이주민 유권자도 소중한 '한 표'
참정권 행사 눈길 끈 투표자들
대통령 선거에서 행사한 한 표가 더 값지게 느껴진 이들이 있다. 처음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된 새내기 유권자 만 18세 청소년들은 투표소를 찾아 참정권을 누렸다. 영주 귀국자와 결혼이주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했다.
3일 부모님의 배웅을 받으며 생애 첫 투표를 하고 왔다는 이지연(18) 양은 “학교에서 투표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참정권을 실천하는 의미 있는 행동이라고 배웠다. 그만큼 투표를 마치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며 “학교를 다니며 경쟁 중심 교육에 의문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투표를 통해 저를 비롯한 학생들이 더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연소 유권자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투표를 한 후 민주 시민의 책임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고3 학생은 20만 명으로, 지난 대선 때보다 6만 명 넘게 늘어났다. 가족들과 투표소를 찾은 고3 이민준(18) 군은 “국민으로서 첫 권리를 행사했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에 은근히 어깨가 무겁다”며 “청년이 돼 취업 시장에 뛰어들 때 취업난을 겪지 않도록 당선된 후보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힘써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결혼을 통해 대한민국 시민이 된 이주민 유권자들도 이번 대선에서 한 표를 던졌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김서은(34) 씨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했다”며 “남편이 장사하기 좋은 경제 환경을 만들어 줄 후보, 두 아이 교육과 양육 부담을 덜어줄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고국 품으로 돌아온 영주 귀국자들도 나라 걱정에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박첩야 부산시 사할린 영주 귀국자회장은 “투표장을 나서면서도 답답한 심정이 들었다. 외국에 살다 우리나라로 와 대선을 겪으니 유독 양쪽으로 분열된 정치 지형을 여실히 느꼈다”며 “새 대통령은 우리 후손들을 생각해 소중한 이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 유권자 중 최고령자인 1904년생 여성은 거동이 불편해 투표장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