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콜렉티브 임펙트로 청년과 함께 여는 산림 르네상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조영복 (사)사회혁신연구원 이사장, 부산대 명예교수


대한민국 산림은 세계적인 치산녹화 성공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산은 여전히 등산로나 휴식 공간으로 익숙할 뿐, 그 무한한 잠재력은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낡은 관념을 넘어, 산림자원의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사회적 산림’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보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산림을 활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접근이다.

최근 잇따른 산불 사태는 이러한 산림의 소중함과 체계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으며, 그 변화는 지역 사회에서도 감지된다. 특히, 부산의 사회혁신 분야에서는 미래 산림산업을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의미있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역의 사회혁신 기관들이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의 협업으로 ‘청년 산림인재 육성을 위한 지원사업’을 운영하게 되며, 마침 5월에는 한국산림행정학회(회장 허용훈, 부경대교수)도 부산에서 개최된다.

세계적으로는 탄소중립, ESG, 생물다양성 등이 이미 글로벌 아젠더가 돼 산림의 가치가 증대되고 있다. 정부도 6차 산림기본계획을 통해 산림산업을 연평균 3%이상 성장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 풍부한 산림자원을 자랑하는 기장군을 비롯하여 인접한 울산, 경남 지역과 산림 생태계 및 산업적 측면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광역적인 협력을 통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산림경영은 다양한 형태로 적용될 수 있으며 그 파급효과도 크다. 이와 같이 지역의 산림은 사회적 산림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치유, 복지, 관광, 교육,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융합될 수 있는 산림 컨텐츠의 개발 가능성이 무한하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의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전문가나 소프트웨어를 운영할 수 있는 인재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제 대학, 기업, 비영리재단, 사회혁신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산림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협력하여 지속적인 사회변화를 만들어가는 전략적 접근 방식인 ‘콜렉티브 임펙트(Collective Impact)가 필요하다. 인재양성이라는 먼 길을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산림은 단순한 자연공간이 아닌, 부산과 동남권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산림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창출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산림 르네상스를 위해서는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이 필수적이다. 스마트 임업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산림 관리,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새로운 산림 서비스 개발 등 청년들의 참신한 시각은 부산 및 인접 지역 산림산업의 미래를 밝혀줄 것으로 확신한다.

잠재력은 깨우지 않으면 사장된다. 지역의 산림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당 10.2㎥에 불과했던 임목축적은 이제 170㎥을 넘어 20배가량 성장했다. 아직도 응답자의 75% 이상이 산림을 ’휴양과 레저 활동공간‘으로 인식하는 관념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올해의 산불과 같은 대재앙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산림은 혁신적으로 경영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다. 이제 일상으로 마주하는 산림자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