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취소 문자 늦게 봐” 발동동 매진·취소… 시민 표 구하기 진땀
철도노조 1년 3개월 만에 총파업
갑작스런 감축 운행에 혼란 극심
일정 연기하거나 남는 표 확인도
전국철도노동조합이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부산을 오가는 열차가 평시 대비 70%로 줄어들었다. 파업 첫날부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께 부산역 대합실 입구에는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철도 노조 파업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평소보다 한산한 대합실에서는 뒤늦게 열차 운행 중지를 확인한 일부 시민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예매 창구에서 차표를 구하려던 시민 한승문(63) 씨는 “대전의 아들 집에 가려고 표를 끊어놨는데 열차가 취소됐다는 문자를 늦게 보고 왔다”며 “다른 시간대라도 표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데 KTX도, 일반 열차도 매진이라 저녁 늦게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약속이 늘어나는 연말, 열차의 운행 감축으로 부산을 오가는 기차표가 줄어들면서 불편이 더 컸다. 박 모(48) 씨는 “서울에 사는 딸을 보러 KTX를 예매하려는데 거의 마비 상태”라며 “가려던 주말에는 표가 대부분 매진이라 날짜를 좀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현(48) 씨도 전날 예매한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는 알림을 받고 새로운 열차편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이번 주말 부산~수원 왕복표를 끊어놨는데 돌아오는 기차가 운행 중지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주말 표는 매진이 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레일 부산경남 파업 대책 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역 운행률은 KTX 70.6%, 일반 열차 65.8%, 동해선 68.3%다. 부산역 기준, 평시 대비 KTX는 136회에서 96회, 무궁화·누리로·새마을 등 일반 열차는 114회에서 75회, 동해선은 104회에서 71회로 감소해 운영되고 있다.
코레일은 평시 대비 운행률 목표를 KTX 67%로 잡고 열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체 열차의 평균 운행률은 평소의 70.1%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파업 기간 중 승차권 환불과 취소, 변경에 따른 위약금은 모두 면제되고 운행 중지된 승차권은 자동 반환 처리된다.
철도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정상화, 안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코레일과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날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한편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노총이 결의한 총파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11일에 무기한 전면 파업을 앞둔 금속노조도 이날부터 부분 파업 대열에 동참했다. 현재까지 현대차지부와 한국GM 노조가 5~6일 주야 각 2시간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고 기아차지부도 이 기간 간부들이 2시간씩 파업에 들어간다.
6일에는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서울시청 앞에서 ‘12·6 총파업 승리 결의 조합원 총회’를 연다. 사측과의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 이들 또한 이날 첫차 운행 시점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비스연맹은 ‘집단 임금교섭 승리’ ‘윤석열 퇴진’ 등을 요구하며 서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대회를 연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도 전국 곳곳에서 총파업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교육공무직본부가 포함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하루 총파업을 한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