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주차장 ‘가족 배려 구역’ 신설… 남성 육아휴직 70%로 확대
저출산위 ‘인구 비상대책회의’
이른둥이 중앙중증센터 2곳 설치
여성 경력 단절 비율 10% 목표
정부가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둘 이상 다자녀 가구가 공항 주차장을 이용할 때 자녀 나이 기준을 완화하고, 가족 배려 주차구역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정부는 현재 6.8%에 불과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2030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3일 ‘제6차 인구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먼저 언제나 붐비는 공항 주차장을 다자녀 가구와 임산부 가족 등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공항 주차장은 막내 나이가 만 15세 이하인 2자녀 이상 가족에 대해 요금을 50% 감면해 주고 있다. 앞으로는 이 기준을 만 18세 이하로 올린다. 이렇게 되면 주차요금 감면 혜택을 받는 다자녀 가구가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차장 중에서 터미널과 가까운 곳에 임산부·영유아·고령자 등 교통약자와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 배려 주차구역’을 신설키로 했다. 그동안 대구·울산 등 일부 지방 공항에는 약국이 없어 급하게 약을 찾을 때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공항 안내데스크에 임산부·영유아용 필수 약과 보건위생용품을 비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른둥이(미숙아) 지원대책도 구체화했다. 내년부터 최중증 산모·신생아를 담당하는 중앙중증센터 2개소를 신설하고, 내년 6월부터 24시간 대응을 위한 모자 의료 이송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부터 이른둥이 가정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의 소득 기준을 없애기로 했다. 이 사업은 건강관리사가 출산 가정을 방문해 산모의 회복과 신생아 양육을 돕는 서비스다. 원래는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가정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 기준을 없앴다. 유효기간도 2년으로 늘리고 이용 기간도 최대 20일 연장한다. 내년부터는 이른둥이에 대한 의료비 지원한도도 최대 2000만 원까지 확대한다.
이와 함께 저출생 대책 연도별 목표도 정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2년 6.8%에서 2027년 50%, 2030년 70%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저출산위 관계자는 “단기 육아휴직, 월 급여 상한액 인상뿐만 아니라 배우자 임신 중 남성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사용을 허용하는 등 여러 제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30~44세 여성의 경력 단절 비율은 현행 22.3%에서 2027년 15.0%, 2030년 10.0% 등 절반 이상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아울러 아이돌봄 서비스 대기 일수는 2023년 33일에서 2027년 10일, 2030년 5일로 대폭 낮추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돌보미가 찾아가 자녀를 돌봐주는 제도다. 저출산위는 “이들 과제에 대해 매년 달성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