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옛 탄광 노동자 “폐렴도 진폐 합병증 인정해야”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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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진협회 최근 결의안 채택
“70년간 진폐 사망자 잇따라
산업재해 등 적용 안 돼 고통”

지난달 27일 열린 전산업분진 및 소음피해자보호협회 정기 총회. 협회 제공 지난달 27일 열린 전산업분진 및 소음피해자보호협회 정기 총회. 협회 제공

부산과 경남에 거주하는 과거 탄광 노동자 등이 폐렴을 진폐 합병증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폐에 먼지가 쌓여 생기는 진폐 합병증에 폐렴은 제외된 상태라 건강 진단이나 산업재해 보상 등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산업분진 및 소음피해자보호협회(이하 협회)는 지난달 27일 총회를 열어 폐렴을 진폐 합병증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10일 밝혔다.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에 10항을 신설해 폐렴을 합병증 범위에 포함해 달라는 게 핵심이다. 협회는 1954년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광부 등 약 70년간 수많은 진폐자가 사망했고, 폐렴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부산 동구 초량동에 거점을 둔 협회는 올해 5월 고용노동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창립했다. 과거 광업과 제조업, 조선업에 종사하며 진폐와 난청 등 산업 분진과 소음 관련 질병에 시달리는 60대 이상이 모였다. 부산과 경남에 사는 8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했고, 폐광지가 아닌 부산·울산·경남에서 광업뿐 아니라 비광업 출신 진폐 환자가 홀대받지 않게 하는 게 목표다.

협회는 결의문을 담은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협회는 ‘분진으로 상처가 나고 약해진 폐 조직은 폐렴균이 침투하고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란 게 통설’이라며 ‘가장 중요한 폐렴이 진폐 합병으로 인정되지 않아 사후 보상 등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또 ‘산업 근대화에 초석을 놓은 왕년의 산업전사를 치워야 할 폐기물로 취급하지 말아 달라’며 ‘가족에게 명예로운 죽음이 되도록 폐렴을 진폐 합병증으로 인정해달라’고 강조하려 한다. 진폐 합병증에는 활동성 폐결핵, 흉막염, 기관지염, 기흉, 폐기종 등 9개 질병만 인정된다.

협회 관계자는 “회원들은 강원도나 충청도 탄광 등에서 일하다 부산이나 경남에 정착한 분들”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탄광과 제조업 현장에서 분진 등으로 진폐 환자가 됐는데 보통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상 등 여러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어 폐렴을 합병증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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