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 비만 치료제 ‘위고비’, 온라인 판매는 불법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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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비만 환자 대상 처방 필요
식약처, 부작용 경고·단속 예고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한 약국에서 약사가 위고비를 꺼내고 있다. 연합뉴스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한 약국에서 약사가 위고비를 꺼내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출시된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오남용과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온라인 불법 판매도 집중 단속한다.

식약처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시판 후 안전관리를 면밀하게 추진하고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21일 밝혔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말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모델 킴 카사디안 등 유명인이 체중 감량 비법으로 꼽으면서 ‘기적의 비만약’로 유명해졌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다. 식사량을 줄여 살을 빼는 원리다. 노보 노디스크 홈페이지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68주간 고용량 위고비를 맞은 참가자들은 체중이 평균 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회사의 종전 비만치료제인 삭센다가 56주간 임상시험에서 기록한 평균 7.5% 감량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크다.

국내에서는 쥴릭파마코리아가 유통을 맡아 지난 15일 출시됐다. 제한된 물량이 풀리면서 출시와 동시에 성형외과, 내과 등에서 처방 문의가 쇄도하고 약국에서도 품절 사태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출시 제품은 약물이 사전에 충전된 주사제(프리필드펜) 형태로, 복부, 허벅지 등에 투약한다. 도매 가격은 1펜(4주분) 기준 37만 2025원으로, 여기에 유통업자와 약국이 마진을 붙인다. 비급여 대상이라 소비자가 내는 가격은 80만~100만 원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식약처는 위고비가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kg/㎡ 이상 30kg/㎡ 미만이면서 고혈압, 당뇨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 등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가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BMI는 몸무게를 신장으로 나눈 값이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 지도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사용해야 한다. 약국 개설자가 아닌 사람은 전문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이 처방 없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위고비를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식약처는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의약품을 개인이 판매할 경우 제조나 유통 경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진위 여부나 변질, 오염 발생 우려 등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식약처는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 췌장염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탈수로 인한 신장 기능 약화, 급성 췌장염, 당뇨병 환자에서의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투여를 당부했다.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신속 모니터링 대응반을 구성해 관련 이상 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의해 의료기관별 공급량을 확인하고 다빈도 처방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과대광고 행위 등도 점검하기로 했다.

출시 시점에 맞춰 한 달간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위고비 판매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도 집중 단속한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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