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나 서나 해로운 ‘책상’… “수시로 움직이세요”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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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대, 8만여 명 분석
오래 서 있으면 순환기 질환 ↑

현대인의 허리 건강을 위해 서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든 ‘스탠딩 책상’이 심혈관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앉아서 일하든 서서 일하든 오래 움직이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는 결론이다.

호주 시드니대 의학 및 건강학부의 매튜 아마디 박사 연구팀은 스탠딩 책상이 정맥류와 혈전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최근 국제 학술지 ‘국제역학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 내 성인 8만 3013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서 있는 상태가 건강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연구했다. 대상자들은 연구 시작 당시 심장병이 없었고, 손목에 장치를 착용해 움직임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7~8년 동안 심장·순환기 데이터를 기록했다.

연구 결과 2시간 이상 서 있는 상태에서 서 있는 시간이 추가로 30분 증가할 때마다 다리의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정맥류와 같은 순환기 질환 위험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서 일하는 것이 뇌졸중, 심부전, 관상동맥 심장병과 같은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대상자들의 8%는 조사 기간 동안 심혈관계 문제를 겪었고, 약 2%는 정맥류나 심부정맥혈전증과 같은 순환기 문제가 발생했다.

스탠딩 책상은 책상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으로, 오래 앉아 있는 자세가 건강에 나쁘다는 지적에 따라 사무실 근무 환경에 널리 도입됐다. 실제로 좌식 생활은 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은 물론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튜 아마디 박사는 “너무 오래 앉아있거나 오래 서 있는 것 모두 순환계 건강 측면에서 어떤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면서 “오래 서 있는다고 심혈관 건강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의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하루 종일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계단을 이용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책상을 벗어나서 수시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영국 심장재단의 수석 심장간호사인 에밀리 맥그래스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사람들이 근무 시간 중에 움직이지 않는 것을 피할수록 더 좋다”고 설명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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