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한, 대남 쓰레기 풍선 또 부양”…닷새 연속 살포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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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말부터 지금까지 17차례 쓰레기 살포
피해액 늘지만 뾰족한 대응수 없어 속앓이

지난 7일 오전 6시 28분께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 인근에 북한이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오물 풍선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전 6시 28분께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 인근에 북한이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오물 풍선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오물풍선’을 5일 연속으로 날려 보냈다. 풍선 자재 수급 등 문제가 해소된 북한이 오물풍선 공세를 계속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는 8일 “북한이 오전 9시경부터 쓰레기 풍선을 또다시 부양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저녁부터 약 20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웠으며,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에서 50여 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 내용물은 종이, 비닐, 플라스틱병 등으로 위해 물질은 없는 것으로 군은 파악했다. 합참은 쓰레기 풍선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 가까이 풍선을 띄우지 않다가 지난 4일부터 5일 연속으로 남쪽을 겨냥해 쓰레기 등을 실은 풍선을 날리고 있다. 북한이 오물풍선 공세를 재개한 데 대해선 풍선 부양에 필요한 풍선 자재와 쓰레기 수급이 대규모 수해 복구 때문에 제한됐다가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 이래 풍선을 16회에 걸쳐 부양했다. 합참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가운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의연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오물풍선 공세를 막을 실질적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오물풍선을 잡는 대공레이저를 연내 실전 비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바람 방향에 따라 오물풍선을 계속해서 내려보내는 데 대해선 마땅한 대처 방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5월 말부터 날려 보낸 대남 오물풍선으로 인해 수도권에서 발생한 재산 피해는 1억 원을 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오물풍선이 살포되기 시작한 5월 28일부터 8일 10일까지 수도권에서 생긴 피해 규모는 1억 52만 8000원으로 집계됐다. 신고 건수는 서울시 13건, 경기도 38건 등 총 51건이다. 이 가운데 견적을 내고 있어서 피해 금액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3건이었다.

피해 액수가 가장 큰 신고는 지난 5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물류센터에 세워둔 차에 오물풍선이 떨어지면서 차 지붕이 파손돼 1571만 9000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6월 10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주택에서는 지붕이 오물풍선으로 파손돼 1485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북한 오물풍선 살포로 발생한 피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6월 행정안전부는 법령 개정 전이라도 지자체가 피해 주민들을 신속히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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