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백전 캐시백, 지속가능한 정책 방안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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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식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은 2019년 12월 출시된 이후 가입자 수 108만 명(부산 경제활동 인구의 61.5% 가입), 누적 발행액 5조 2000여 원을 돌파하는 등 지금까지 부산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으며, 지역 경제 및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한 대표적인 주요 경제 정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동백전은 지역의 소비 촉진을 통한 지역 상권 보호와 저소득층의 경제 생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으며, 2021년은 투입 예산의 2.56배의 소비 창출 효과도 있었다. 이는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통한 골목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정부는 지역 경제 및 서민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화폐의 중요성을 간과하듯 올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 하였으나, 예산의 중요성을 감안해 민주당에서 7050억 원 증액을 요구하였고, 결국 여야 간의 진통 끝에 협상으로 3525억 원이 통과돼 전년도 예산의 50% 수준만 편성되었다. 지역화폐 예산의 삭감은 코로나에 의한 경기 침체에 이어 고금리와 고물가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경기 침체로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동백전도 지난해 4월 운영 사업자 변경 후 1인당 월 최대 50만 원 한도에 10% 캐시백을 지급하였으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올해 2월 월 최대 30만 원 한도에 5% 지급으로 캐시백 금액이 대폭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발행액과 결제 금액 모두 급감했고, 올 4월부터는 동백전 월 충전 한도를 100만 원으로 변경했지만 인센티브는 유지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 3일 부산시에 따르면 동백전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동백플러스 가맹점을 상시 모집하며 이용자가 동백플러스 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하면 기존 캐시백 5%에다 부산시의 추가 캐시백 2%, 그리고 가맹점은 자체 캐시백으로 3%, 5%, 7%, 10% 중 선택할 수 있는 중층 지원이 돼 QR코드 결제 시 최대 17%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추경에서 동백전 인센티브 확대를 위해 본예산 500억 원에서 53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번 개편을 통해 추가로 드는 예산은 지역 재투자 후원금을 이용할 예정이다.

올해 1월 한시적으로 경기도 내 30여 개의 지자체에서는 월별 최대 충전 한도와 캐시백율을 6%에서 10%로 상향했으며, 경남 양산시에서도 올해 명절이 있는 1월, 9월에 캐시백율을 7%에서 10%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부산시의 경우에도 지난해 9월 추석을 맞이해 캐시백 요율 상향과 월별 최대 충전 한도 증대를 통해 시민들은 보다 많은 혜택을 받았으며, 동백전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냄과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지역화폐는 일시적으로 캐시백율을 상향하더라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고려할 때, 캐시백율 상향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와 시의회는 예산 부족만을 핑계로 내세워 기존 캐시백율을 고수하기보다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캐시백율 적용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 관계 당사자와의 소통과 협치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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