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수놓은 별똥별…열대야도 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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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서 수십 개의 별똥별이 비처럼 내리는 '페르세우스 유성우' 우주쇼가 펼쳐졌다.
 
12일 한강시민공원을 비롯해 대전시민천문대 등에는 유성우를 관측하고자 하는 시민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유성우를 구경하기 위해 온 시민들은 가족, 친구, 연인들끼리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뒤로 젖혀지는 의자에 기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아예 그늘막을 치고 앉아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고, 전문 관측장비를 설치해놓고 여유롭게 잡담을 나누는 별 관측 동호인들도 눈에 띄었다. 열대야에 모기에 뜯겨가면서도 연신 부채질을 해대며 곧이어 펼쳐질 축제를 기대했다.
 
마침내 조금씩 하늘에서 별똥별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이들은 저마다 봤느냐고 묻기도 하고, 관측을 못 해 아쉬워하는 친구를 놀리기도 하면서 별들의 향연을 감상했다.
 
조용히 두 손을 모은 뒤 눈을 감고 소원을 비는 이들도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밤이 깊은 시각이라 관측 조건도 좋았다. 천문연 관계자는 "지난해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기는 낮 시간대였고, 그 전년에는 보름달이 떴던 때라 관측이 어려웠다"면서 "올해는 상현이어서 달이 서쪽으로 지는 자정 무렵에는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2004년 이후 12년만에 가장 많은 시간당 150개의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는 목성 중력에 의해 먼지 부스러기들이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볼 수 있는 유성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유성우는 지구가 공전 도중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나간 자리를 통과할 때 천체의 찌꺼기가 대거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 떨어지는 현상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스위프트-터틀이라는 혜성이 우주공간에 남긴 먼지 부스러기가 지구로 낙하하면서 매년 8월 관측된다. 모래알에서 어른 주먹 정도 크기의 이 잔해는 초당 60㎞의 속도로 떨어지면서 눈 부신 빛을 만들어내게 된다.
 
페르세우스자리라고 이름 붙여진 이유는 유성우의 복사점(유성의 궤적이 시작되는 하늘의 한 지점)이 페르세우스자리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페르세우스는 황금의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태어난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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