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 경고부터 메이데이까지 '의문의 2분' 무슨 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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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제사 조사·통신기록 입수
조난 신호 전후 밝힐 중요한 열쇠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 착륙 전 오른쪽 엔진에서 이상 화염이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 착륙 전 오른쪽 엔진에서 이상 화염이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참사 당시 근무한 관제사들에 대한 면담 조사가 이뤄졌다. 사고기가 최초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정상 접근하던 중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경고를 받은 8시 57분께부터 기장이 ‘메이데이’를 선언한 8시 59분까지 약 2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목이 쏠린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오전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지난달 30일 참사 당시 관제탑에서 근무한 관제사와 면담하고 관제통신기록 등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참사 당시 관제탑에서 근무한 관제사는 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 조사는 조난신호 전후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열쇠다. 사고기 기장은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9분 ‘메이데이’를 세 번 외치며 관제탑에 비상 상황을 알렸다. 이후 사고기는 착륙하지 않은 채 고도를 높이다 갑자기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오전 9시 3분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원인 규명의 핵심은 사고기가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경고를 받은 8시 57분께부터 기장이 조난신호를 보낸 8시 59분까지 ‘의문의 2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를 밝히느냐다. 실제 조류 충돌이 있었던 사실은 여러 정황에서 드러났다. 기장도 메이데이를 선언한 뒤 관제탑에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착륙을 포기하고 복행하는 것)”라고 교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류 충돌만으로 사고가 유발됐다는 점에는 대다수 전문가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여객기는 사고 직전 통제 불능 상태는 아니었다고 보인다. 복행 후 비상착륙 과정에서 조향도 가능했고, 엔진 역추진 장치(리버서)가 작동한 상황도 포착됐다.

동체착륙 과정을 밝히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다. 사고기는 2차 비상착륙 당시 랜딩 기어와 제동 장치인 플랩이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착륙하다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1차 착륙 시도 때엔 랜딩 기어가 내려와 있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관제탑이 동체착륙 매뉴얼과는 달리 충분한 선회 없이 단 2분 만에 착륙을 허가한 배경 역시 규명돼야 한다. 복항한 사고기는 오른쪽으로 선회해 착륙 방향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역방향으로 진입한다. 관제탑은 9시 1분께 활주로 19번 방향의 착륙을 허가한다. 사고기 기장이 조난 신호를 보낸 뒤 2분 만에 반대 방향으로의 착륙 허가가 난 셈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면담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자료 중 하나”라며 “추가적인 조사 내용과 함께 병합해서 판단을 내려야 해서 조사위에서는 조사했던 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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