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아닌 당의 문제” 민주, 이재명 리스크 총력 방어
이 대표 선거법 개정 주장하자
당내서도 동조 목소리 이어져
변호사비 지원 가능성도 검토
비명 “침착한 대응 필요” 비판
한동훈 “이 대표 구하기” 혹평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의 ‘일체화’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자 당에서도 선거법 개정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 대응을 위한 당의 지원도 강화하면서 변호사비 지원 가능성까지 논의되는 모습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 대표는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20일 선거법 개정 국회 토론회 축사에서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기도 한다”며 “지나친 규제와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법 적용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가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자 당내에선 동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 조승래 대변인은 2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선거법 위반 관련 의원직 상실 형량)100만 원이라는 기준이 예전부터 과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며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대응과 관련 변호사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데 대해서도 “이 대표가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고, 대선을 치르는 과정 속에서 벌어진 선거법 시비이고 이 재판의 결과가 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이 어디까지 (이 대표와)결합 혹은 지원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라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조 대변인은 이 대표 변호사비 지원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고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당시 대통령 후보와 당이 연대해서 함께 재판받는 심정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모경종 의원도 이 대표에 대한 ‘사법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모 의원은 이날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개인의 형사 사건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이야기(발언)이고 대선 후보에 대한 기소, 재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당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이라며 “(당에서)여러가지 지원을 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모 의원은 구체적으로 무슨 지원을 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당 차원에서 여러 내용의 법률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 대표와 “연대해서 함께 재판받는 심정”으로 법적 지원에 나서는 데 대해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수석은 이날 “이게 당의 문제니까 변호사비나 대응도 당이 해야 된다는 것은 민주당이 냉정함을 상실한 모습 중에 하나”라고 비판했다. 최 전 수석은 “표현도 그렇고 행위도 그렇고 조금 더 침착하고 냉정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이 대표의 선거법 개정 주장에 동참한 데 대해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한 아부성 법안”이라고 혹평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일부 의원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을 지목하면서 “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려서라도 이 대표를 구하겠다는 일종의 아부성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게 법률이 되면 이 대표의 허위사실유포죄 징역형 집행유예 범죄는 아예 면소 판결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며 “그게 이 법의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시행 시기도 당겨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선거법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 이후 시행”이라며 “그 정도 내에서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으니까 이 대표의 판결 결과를 민주당이 국회의 힘으로 바꿔 보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