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번엔 '가상자산 과세' 두고 2라운드
국힘 "과세 유예해야…공평한 과세 불가능"
민주 "공제 한도 높여 가상자산 과세 시행"
여야가 이번엔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제한도를 올려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1일 내년 초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소득에 따른 과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과세 시행은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세는 공정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800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투자자) 중 대다수는 청년이다. (가상자산이)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오랜만에 올라가고 있다. 이번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민주당이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현재 우리의 준비 상태로는 공정하고 공평한 과세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이와 함께 “국민들께서 저희의 민생 정책을 더 체감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순위로 (정책을) 정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민생경제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 없이 시행하되 매매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공제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상향해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선 청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제 금액을 올린 뒤 가상자산을 과세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금융투자소득세 공제액과 형평을 맞추기 위해 5000만 원 기준이 나온 것이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조세소위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여야 원내대표 간 논의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총선 당시 가상자산 공제 한도를 5000만 원까지 상향한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이 22대 국회 들어 같은 내용의 법안도 발의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