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시즌 2승 실패…이승현·정창영 ‘특급 조력자’ 역할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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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창원 LG에 84-89로 석패
23일 사직서 고양 소노와 맞대결

이, 양 팀 최다 25점 뽑으며 분전
국대 출신, 전지훈련서 체중 감량

정, 야투 성공률 뛰어난 주전 가드
상대 팀 공격수, 효과적 대인 방어

지난 21일 창원 LG전에서 양 팀 최다 25득점을 올린 부산 KCC 이승현. KBL 제공 지난 21일 창원 LG전에서 양 팀 최다 25득점을 올린 부산 KCC 이승현. KBL 제공

이날 공수에서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한 KCC 정창영. KBL 제공 이날 공수에서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한 KCC 정창영. KBL 제공

지난 시즌 챔피언이자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인 부산 KCC가 지난 21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84-89로 아깝게 졌다.

시즌 2차전 경기에서 패한 KCC는 1승 1패를 기록했고, 개막 2연승을 거둔 LG는 홈 8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에 올라 순조로운 시즌 초반을 예고했다.

KCC는 3쿼터까지 70-63으로 앞서 나갔으나 4쿼터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LG의 아셈 마레이가 4쿼터 초반 팀의 9득점을 모두 책임졌고,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칼 타마요의 2득점으로 결국 74-74 동점이 됐다.

기세가 오른 LG는 마레이와 타마요가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해 78-74까지 오히려 리드했고, KCC가 디온테 버튼의 2득점으로 추격하자 이번에는 타마요와 양준석의 연속 득점으로 종료 1분여를 남기고 84-76을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LG는 마레이가 22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고 아시아쿼터 선수인 타마요는 16점을 보탰다. 또 지난 시즌 신인왕 유기상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14득점을 올려 팀의 홈 8연승에 기여했다.

KCC는 버튼이 17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4쿼터에서 뒷심 부족으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 KCC 에이스 허웅은 이날 상대의 밀착 수비에 막혀 3점슛을 1개만 성공시키는 등 13득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부상 당한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스의 대체 선수인 리온 윌리엄스는 이날 단 3분여를 뛰며 무득점에 그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KCC는 23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고양 소노와 시즌 3차전을 갖는다.

KCC는 LG전에서 비록 시즌 2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국가대표 주전 선수인 최준용과 송교창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두 선수의 눈부신 분전이 큰 위안이 됐다.

국가대표 포워드 이승현과 팀 최고 플레이 메이커인 가드 정창영이 바로 그들이다. 이승현과 정창영은 이날 공수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외곽슛을 터뜨려 팀 분위기 반전에 앞장섰다.

이승현은 25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넣었고,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는 LG에 3점 차로 추격하는 극적인 외곽포를 성공시켜 승기를 다시 잡는 역할도 해냈다.

이승현은 2023-2024시즌 54경기에서 평균 7.2득점, 3.6리바운드, 1.7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6.9%, 3점슛 성공률 35.1%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개인 성적에 있어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냈던 이승현. 올 시즌에는 국가대표 차출 없이 강원도 태백 전지훈련까지 소화한 그는 혹독한 체중 감량 속에 알찬 비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우승 직후 딸까지 태어나며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기에 올 시즌 팀의 고참으로서 책임감마저 무거워졌다. 특히 최준용과 송교창이 빠진 시즌 초반 두 선수의 몫까지 해내야 하는 중책도 맡았다.

KCC 전창진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농구는 신장의 차이가 있으면 불리한 건 사실이다.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했지만, 마지막에 체력에서 많이 흔들려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열심히 뛰었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승현은 슛을 던지면 다 들어갔다. 이승현의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승현이가 잘 할 때 이겨야 하는데 아쉽다. 허웅과 더불어 팀의 최고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에 모두 능한 멀티 플레이어인 정창영은 이날 9분여를 뛰며 8득점을 올렸다. 늘 스포트라이트를 허웅과 최준용, 송교창 등에게 내주지만,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력자 역할을 해내는 효율 높은 선수다.

정창영은 지난 1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는 야투 성공률이 무려 75%였다. 2점슛 두 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고, 3점슛도 두 개 중 한 개가 림을 갈랐다. 가성비 가득한 외곽포였다. 동료를 봐주는 플레이도 역시 수준급이었고, 수비도 무엇 하나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 공격을 끊는 파울 사용 능력도 뛰어나며, 자신이 맡은 상대 공격수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국내 가드 중 10% 안에 들 정도의 대인 방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창영이 있어야 KCC 경기력이 매우 안정적이다는 얘기다. 그의 경기 조율 능력이 그만큼 탁월하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정)창영이가 몸 상태로 인해 비시즌 운동을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참으로서 해줘야 할 몫을 200% 해주고 있다. 위기 관리 능력이나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 등 정창영만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면서 “걱정이 되지 않는 선수다. 차츰 출전 시간이 많아져 미안할 따름이다. 앞으로는 출전 시간 관리를 잘해 고비마다 ‘믿고 쓰는 카드’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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