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의 문화시선] 개막식의 품격과 디테일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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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선임기자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개막식은 그 행사의 얼굴이고 수준을 보여준다. 그래서 각 단체는 개막식 행사 혹은 공연에 무척이나 공을 들인다. 10월 한 달 부산에선 많은 문화 관련 축제가 열렸고, 개막식이란 이름으로 행사의 성격과 시작을 알렸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나 부산거리예술축제는 굳이 개막식이 필요 없는 경우였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으며,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개막식은 글로벌 공연 유통의 플랫폼으로 희망을 품게 했다.

반면, 문화에서 마이스로 영역을 확장한 ‘페스티벌 시월’ 개막식은 준비 부족을 고스란히 노출한 데다 정체성 논란도 피해 가지 못했다. 이미 다 끝난 일이라고 하기엔, 이들 행사가 갖는 연속성이 있어서 복기의 시간이 필요하다. 단적으로 개막식이지만, 디테일이 모여서 큰 성과를 이루기에 하는 말이다.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에 참석했다. 명색이 ‘국제’ 행사에다 신성장 동력 산업이라는 마이스 행사여서 기대가 컸는데, 박형준 부산시장 인사말은 동시 통역이 아닌 순차 통역으로 진행했고, 페스티벌 시월 홍보 영상 상영은 한글 사운드에 한글 자막을 입혀서 내보냈다.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 1일 오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페스티벌 시월’ 통합 개막식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개막식 품격을 올리려고 한 시도까진 좋았는데, 사방이 뚫린 특설무대를 준비한 걸 보고 아찔한 마음이 들었다. 빗방울이 흩뿌릴 때마다 클래식 악기가 동원된 연주가 중단되는 건 아닌가 싶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연주자들도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케스트라 연주곡은 해설은커녕 자막으로도 제목이 안내되지 않았다.

이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시민 대합창’은 하필이면 ‘다 함께 부르자’고 내민 곡이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였다. 시월엔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행사 참석자는 배려하지 못했다. 아세안 등 외국인들은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다 함께 부르자’고 하면서 대형 화면엔 또다시 한글 가사만 띄워서 우리끼리 불렀다.

물론 크로스오버 음악 그룹 포레스텔라의 공연과 팬들의 환호로 축제 분위기는 어느 정도 살았다. 그걸로 만족한다면 큰 오산이다. 13억 원(시비 5억 원, 민자 8억 원)이나 투입된 부산형 융복합 전시컨벤션의 개막식이 아니던가. 무대를 바라보면서 오른편의 150석가량 좌석은 통째 비어 있었는데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시월 빌리지 홍보 부스는 안전을 이유로 개막식 이전부터 통제해 현장에 가서도 돌아볼 수 없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큰 그림을 그리는 일 못지않게 사소한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완벽하지 않으면 일류가 되긴 어렵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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