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구원 사망 원인은···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경찰 등 체임버 합동 감식 진행
정확한 사인 규명에 2주 걸릴 듯
고용부, 중처법 위반 여부 조사
금속노조, 비상대책위원회 소집
이동석 대표이사 “유가족 지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연구원 3명이 숨진 사고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됐다.
울산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7시간가량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실험 공간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고가 난 만큼 배기가스에 의한 질식사에 무게가 실린다.
감식반은 이번 감식에서 환기구 문제와 시설 전반, 안전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이 끝난 후 가진 브리핑에서 “공간 내부 환경을 사고 당시 진행된 차량 성능 테스트 상황과 비슷하게 만들고 감식했다”고 설명했다. 배기가스 배출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가에 대해서는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날 오전 감식반은 사망 연구원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경찰 측은 부검 결과와 국과수의 감식 분석 등을 기반으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과수는 연구원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현재 부검 결과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인이 나오기까지 2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사고 원인 규명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의 ‘완성차 복합 고지 체임버’에서 차량 주행 테스트를 하던 연구원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체임버는 밀폐된 공간에 차를 넣고 추위와 더위 등 다양한 조건을 만들어 차량 성능과 내구성을 실험하는 곳이다.
이곳을 찾은 다른 직원이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 뒷자리에 쓰러져 있는 연구원들을 발견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상시 노동자가 5명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작업을 중지시키고 현장에 출동해 중앙·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렸다. 또한 사고 원인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는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는 노동환경 안전 조치와 절차에 대한 심각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노동환경의 개선과 책임 소재 규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도 노동안전보건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현대차 이동석 대표이사는 20일 담화문을 내고 “유가족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관계 기관의 현장 조사와 원인 규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