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1지구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의 경남 창원시 웅동1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새로운 시행자 공모가 잠정 연기됐다. 성급한 공모 추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20일 경남도·경자청 등 따르면 경남도가 지난 18일 경자청으로 웅동1지구 사업시행자 공모를 연기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최근 경남도의회 등에서 조급하게 사업시행자 공모를 추진하는 데 대한 일부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기존 웅동1지구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소송의 항소심 판단이 나온 게 아닌데, 혹시라도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시 시행자가 둘이 될 우려도 있다”면서 “법적인 경우의 수 등을 차근차근 잘 따져보고 추진하자는 의미의 공문을 보냈다. 도에서도 신속한 사업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부산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천종호)는 창원시가 경자청에 제기한 ‘웅동1지구 시행자 지정 취소처분 취소’ 재판에서 원소 패소로 판결했다. 이후 경자청은 새로운 사업시행자 공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경남도의 공모 연기 요청에 지역 어민들이 발끈하는 모습이다. 진해·의창소멸어업인조합은 2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의 웅동1지구 새 사업시행자 공모 중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관련 공무원 처벌을 요구하는 감사원 공익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웅동1지구엔 진해·의창 생계대책어민 소유의 토지 6만 8000평(사업 부지의 약 10%) 정도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도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 12일 도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웅동1지구에 대한 성급한 공모 추진 등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사항이 있었고, 해소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며 “경자청과 함께 지적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처리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해명했다.

웅동1지구 개발은 창원시 진해구 수도동 일원 225만㎡ 규모로 여가·휴양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경자청이 지난해 3월 사업기간 내 개발 미완료, 실시계획시행명령 미이행 등 사유를 들며 시행자 지정 처분 취소를 내렸다. 공동사업시행자인 경남도 개발공사는 이를 수용했고 창원시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심 법원이 원고 패소로 판결을 내면서 경자청이 새 사업시행자 공모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