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공모 유찰… 사업 지연 불가피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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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 업체 없어
위판 유지 단계별 공사에 난색
시, 일정 연장 등 조건 완화 방침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이 1963년 개장 이후 61년 만에 철거에 들어간다. 부산일보DB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이 1963년 개장 이후 61년 만에 철거에 들어간다. 부산일보DB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 현대화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참여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어시장 위판 기능을 유지하면서 공사를 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8년으로 예정된 준공 일정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시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지난 15일까지 진행한 ‘어시장 현대화 사업’ 입찰이 유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최소 두 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야 했지만,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시는 2025년 3월 본 공사에 착수해 202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첫 관문인 입찰부터 차질을 빚으며 전체 일정이 지연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시작한 1단계 철거 공사는 본 공사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어시장 별관 뒤편 유류 탱크 주변에 현장 가림막 설치 등 기초 작업이 이뤄지는 중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어시장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시가 제시한 39개월의 공사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한다. 현대화 사업은 위판 업무 유지를 위해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전체 시설 3분의 1씩 철거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나머지 공간에선 위판 영업이 계속되는 방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어시장 기능을 유지하며 단계별로 공사를 진행하려면, 배관 같은 기반 시설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하고 현장 민원도 많아져 바빠질 것인데, 상대적으로 공사 기간이 너무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시공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 조건을 완화해 12월 중 재공고할 방침이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단일 공사와 달리, 단계별로 진행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현재 공사 기간으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업체들의 요구와 위험성을 적극 검토해 이를 반영한 수정안으로 재공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시공업체 선정 지연에 따라 현대화 사업의 본공사 착공 시기도 늦춰지고 공사 기간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장에서는 준공 일정이 2029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어시장 현대화 사업은 부산 서구 남부민동 어시장 터에 연면적 6만 1971㎡ 규모의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 핵심이다.1963년에 문을 연 어시장은 61년 만인 지난달 철거 공사가 시작됐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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