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대 첫 정기국회 '이재명 정쟁'에 표류하는 부산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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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1심 선고 결과 따라 정국 파행
지역 정치권 사생결단 법 통과 나서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정국이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22대 첫 정기국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원 판결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싼 정쟁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시급한 현안들에 대한 처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22대 국회 출범 후 지속돼 온 정쟁이지만 15일로 예고된 이재명 선고 결과에 따라 후폭풍과 함께 여야 간 격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KDB산업은행법 개정안이나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등 화급을 다투는 부산 현안이 또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지역은 벼랑 끝 위기인데 정치권은 정쟁에 매몰돼 지역 현안은 안중에도 없기 때문이다.

15일 열리는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공판은 이 대표의 대권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나오면 정국은 급격하게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1심 결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이재명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모든 현안이 이재명 정쟁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1심 무죄의 경우에도 항소심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4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첩첩산중이다. 14일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게 신호탄일 수 있다. 민주당은 14일 김 여사 특검법을 단독으로 국회 처리하며 정쟁을 고조시켰다.

문제는 시급한 지역 현안이 이재명 정쟁의 후폭풍에 휘말려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한 산은법 개정안은 논의조차 시작 못 한 상황에서 정쟁에 휩쓸리게 됐다. 야당의 반대 기류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합의가 필요한데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 협의를 마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운명도 마찬가지다. 지역에서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 160만 명 서명을 여야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는 등 분위기를 띄웠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당초 여야 민생협의체 안건에 이들 현안이 올라가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쟁의 벽에 막히게 된 것이다. 여야 민생협의체가 민생 법안 70여 건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지역 현안은 빠졌다.

부산 현안 법안은 균형발전을 위해 국정 과제로 추진한 사안이다. 소멸 위기의 지역 현실과 그로 인한 국가 성장잠재력 저하를 생각하면 그렇게 한가한 법안이 아니다. 대선과 총선 과정에서 여야가 약속한 것으로 애초 정쟁 대상일 수도 없다. 결국 야당이 정쟁 지렛대로 삼고 여당도 무기력하게 끌려 들어가면서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역의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 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하는데 기대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부산시, 지역사회와 힘으로 모아 사생결단으로 나서도 될까 말까 한 상황이다. 지역으로서는 이들 법안만큼 시급한 민생 현안도 없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지역의 소멸 시계만 더 빨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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