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어깨 근육 봉합했다면 운동은 언제 어떻게?
[회전근개 수술 후 재활 치료]
전체 어깨 수술 50~70% 차지
파열 범위·통증 정도 기준 결정
수동→능동 보조→능동 점진적
내회전·무리한 근력 운동 조심
재파열 위험 없다면 조기 권장
"환자별로 주치의 소견 따라야"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과 힘줄의 조합을 말한다. 이 중 하나라도 끊어지면 어깨 관절 운동에 제한이 생기고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삼세한방병원 김민철 진료부장(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은 "회전근개 파열은 전체 어깨 수술의 약 50~70%를 차지한다"며 "수술 후 관절 기능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단계별 재활 치료가 중요하다"고 소개한다.
■파열 원인과 증상·치료법
회전근개 파열의 주요 원인은 고령이나 손상이다. 나이가 들면 힘줄에 혈류 장애가 생기거나 탄성이 줄어 찢어지기 쉬운 상태가 되고, 어깨 위의 뼈인 견봉이 아래 회전근개와 충돌해 찢어지기도 한다. 어깨 통증 환자 가운데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된 비율은 30세 이전에서는 1% 미만이지만, 45세가 넘어가면 35% 이상으로 늘어난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수개월간 어깨 통증이 반복되고, 특히 야간통을 호소한다. 어깨 근력이 약화되고, 위팔뼈 머리 부분의 대결절을 만지면 경미한 압통이 있다. 팔을 올리려고 하면 어깨를 움츠리는 정도만 되고, 결리거나 삐걱거리는 소리 등 증상도 더 뚜렷해진다. 파열 범위가 크면 지면과 평행하게 팔을 들고 있기가 힘들다. 파열된 상태로 오래 두면 극상근과 극하근이 위축돼 어깨 위와 뒷부분이 가라앉은 것처럼 보인다.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때는 6~8주 정도에 MRI 등 정밀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어깨 관절이 불안정하고 회전근개 파열이 의심될 경우 더 빨리 검사할 수도 있다. 파열 정도에 따라 손상된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김민철 진료부장은 "급성 완전 파열의 경우 손상 후 6주 내로 수술하면 경과가 더 좋은 경향이 있다"면서 "늘어난 고무줄은 잘라내야 수축이 되는 것처럼 파열된 회전근개를 방치하면 퇴축하게 되어 예후가 안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활 단계별 목표와 주의점
크게 5단계로 나눌 수 있는 재활 치료 프로그램 중 1단계는 수술 후 6주까지다. 수술 후 급성기 관리와 함께 수동 관절운동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시기로, 운동할 때를 빼면 어깨 관절을 벌려주는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타인이나 도구의 도움을 받는 수동 관절운동만 허용된다.
2주 이후에는 아픈 쪽 팔을 추처럼 늘어뜨려 흔들어주는 진자운동과 반대편 손으로 잡고 올려주는 수동적 거상운동을 시행한다. 한 번에 20회씩, 하루 3~6회 정도가 권장된다.
물건을 들거나 팔꿈치로 받치는 행위, 갑자기 팔을 움직이거나 등 긁는 동작처럼 어깨를 내회전하면서 늘리는 동작은 하면 안 된다.
4주째가 되면 파열 크기가 1cm 미만인 환자의 경우 봉을 이용해 팔을 올리는 능동 보조 관절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2단계(6~12주)는 수술 부위에 과부하를 주지 않으면서 수동 관절운동 범위를 정상까지, 능동 관절운동 범위를 거의 정상까지 회복시키는 게 목표다. 봉을 이용해 모든 방향의 능동 보조 운동을 할 수 있지만, 1단계와 마찬가지로 어깨를 내회전 상태로 움직이는 건 조심해야 한다. 스트레칭과 함께 근력 운동을 시작하는데, 통증이 유발되면 운동을 연기한다. 완전 또는 광범위한 파열인 경우 1~2주일 늦출 수 있다.
3단계(10~16주)는 능동과 수동 관절운동 범위를 모두 정상화시키고, 점진적으로 무게를 높여서 근력과 지구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하게 된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80~90% 정도 범위까지, 대체로 통증이 없이 운동이 가능하다. 이 단계에서는 어깨 관절 높이까지 능동 운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kg 이상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팔을 갑자기 당기거나 들면 안 되고, 무리한 상체 근력 운동은 삼간다.
4단계(16~22주)는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근력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는 시기다. 자전거 타기나 자유형, 접형을 제외한 수영을 할 수 있다. 머리 위 활동은 조심해야 하고 물건을 들 때는 몸 가까이에서 든다.
5단계(20~26주)는 노동, 여가활동과 함께 주치의와 상의해 골프, 테니스, 스키 등의 운동도 할 수 있다.
삼세한방병원 김민철 진료부장은 "초기부터 적극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조기 재활론과 수술 후 6주간은 고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연 재활론이 있는데, 재파열 위험이 적다면 수술 2주 이후부터 적극적인 조기 재활을 시행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권했다. 수술 이후 가장 우려되는 합병증이 관절 유착인데, 관절 가동 범위가 제한된 상태로 관절이 구축되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단, 수술 후 3~4주까지 재파열 위험이 높은 환자가 있고, 환자마다 손상 정도와 형태, 수술의 종류, 기타 손상 회복을 지연시키는 위험인자 등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의 소견을 참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