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노화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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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내과 교수 동남권항노화의학회 회장

지난해 44.8세였던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 평균 나이가 올해 말 드디어 45세를 넘길 것이라고 한다. 평균 나이 집계가 시작된 것은 2008년부터인데, 그 당시의 평균 연령은 37세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연령은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보다는 조금 낮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는 월등히 높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의료와 누구나 쉽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탁월한 접근성이 있었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노화의 속도는 각 개체마다 다를 수 있으며 한 개체에서도 주요 장기의 노화 속도는 다 다를 수 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 비만 등 잘못된 생활 습관과 제대로 치료되지 못한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들은 특정 기관들의 노화를 가속시킬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령화 시대는 만성 퇴행성 질환에 대한 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될 수밖에 없다. 최근 정년 연장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화에 의해 근력이 약해지고 인지 기능이 감퇴되는 노쇠 현상과 퇴행성 질환들 때문에 젊은 사람들보다 업무 처리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향후 의학이 해결해야 할 큰 숙제라고 본다. 이미 발생한 질환들을 중심으로 진단과 치료에 포커스를 맞추었던 기존의 임상 의학이, 이제는 예방과 관리 쪽으로도 확장을 해 가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추어, 다음 달인 11월 8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국내 최초로 항노화경진대회, 즉 실버건강왕 선발대회가 개최된다. 부산시 후원으로 부산일보사가 주최하며, 동남권항노화의학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70세 이상 남녀가 참여해, 다양한 의학적 방법으로 노화의 정도를 측정하여 우열을 가리게 된다. 종합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는 예심을 통해 만성 질환이 조절되지 않는 분들은 배제하고, 행사 당일 현장에서 근육과 뇌 인지 기능의 노쇠 정도를 공개적으로 측정한다. 또 피부 노화의 정도 역시 첨단 장비들을 사용해서 계측하게 될 예정이다. 11월 8일 최종 심사에서는 재치 있는 사회자와의 문답을 통해 얼마나 젊은 마음으로 사는지 보게 될 것이며, 마지막으로 짧은 장기 자랑을 통해 총체적인 건강 상태를 청중 모두와 함께 평가하게 될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음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적인 항노화는 한두 가지의 약제나 시술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평생을 통한 성실한 관리와 건강한 생활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은 반드시 과학적으로 입증된 의학의 엄정한 관리 속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는 실제 나이보다 젊고 활기찬 분들이 더 대접받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실버건강왕 선발대회에 독자 여러분들이 오셔서 이러한 새로운 흐름에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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