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부산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 고작 30여 명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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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이전 69명서 절반 ‘뚝’
추석 연휴 '응급실 뺑뺑이' 급증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응급실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응급실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 대학병원 응급실에 남아있는 의사 수가 의정 갈등 이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근무 중인 의사 30여 명 중 한 대학병원에만 11명이 집중돼 위태로운 응급 의료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3일 지역 의료계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에 따르면 부산 대학병원의 응급실 의사 수는 30여 명이다. 이 중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대병원 8명, 인제대 부산백병원 6명 순이다. 동아대병원과 고신대병원은 각각 4∼5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집단 사직으로 전공의가 대폭 빠져나간 데다가 기존 의사들이 격무를 이기지 못하고 사직서를 낸 탓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지난달 파악한 ‘지역별 응급실 근무 의사 현황’에 따르면 부산은 대전, 충남과 함께 전국에서 응급실 의사 감소율이 50% 이상으로 큰 편에 속했다. 의정 갈등 이전 해당 대학병원 응급실 5곳에서 근무한 의사는 전공의를 포함해 69명이었다.

대학병원들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려고 ‘의사 구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당직 체계로 돌아가는 응급실 특성상 한 명의 인력이라도 줄어들 경우 여파가 응급 의료 전체에 끼칠 수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응급실 운영 축소 등 최후의 방법까지 내부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119 재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후인 지난달 11~25일 2주간 119 재이송 건수는 총 259건으로 지난해 추석 기간(9월 26일~10월 10일) 재이송 건수(184건)보다 40.8% 증가했다. 올해 추석 연휴 재이송 횟수별로 살펴보면 119 구급대가 환자를 한 차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는 240건이었다. 두 차례 재이송한 사례는 10건이었고, 세 차례는 3건. 네 차례 재이송한 사례도 6건이나 됐다. 지난해 추석 기간엔 세 차례 이상 재이송한 사례가 없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병원 수용 거부로 응급·중증 환자 중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달 17일 부산에선 응급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 환자가 병원 92곳으로부터 의료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당한 끝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지난달 2일 부산 기장군 한 공사 현장서 추락한 70대 노동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다가 숨지기도 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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