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가덕신공항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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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규 전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부산 물류·금융 글로벌 중심도시 추진
육해공 복합물류 체계로 날갯짓해야
신공항 차질 없이 조성해야 하는 이유
계획 현실화 위해 특별법 뒷받침돼야
여야가 하루빨리 법안 통과시키기를

미국과 중국, 동남아, 유럽으로 기항하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주 항로에 위치한 부산은 오래전부터 글로벌 해운·항만·물류 중심도시로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고 있다. 부산항은 우리나라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 70% 이상을 처리하고 있는 데다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 환적화물 처리기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여기에 가덕신공항 건설이 2029년 말 개항을 목표로 올해 착공하게 됨에 따라 부산이 세계적인 육해공 복합물류 중심지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31일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이 부산지역 여야 국회의원 18명의 이름으로 발의됐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으나 폐기됐다가 22대 국회가 시작되자 ‘부산 여야 의원 협치법안 1호’로 다시 발의된 것이다. 부산을 물류·금융·첨단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특구 지정과 특례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돼 부산이 세계적인 물류 중추 허브도시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한다.

필자는 평생을 바다와 함께 살아온 해양인이다. 1980년 미국 해운선사의 파나맥스 선박에서 한국 최연소(27세) 상선 선장이 됐으며, 부산항 도선사로도 20년 이상 활동했다. 부산항도선사회 회장 시절인 2005년 부산 신항이 처음 개장할 때부터 국내외 선주들에게 ‘안전한 항만’이라는 굳건한 신뢰감을 심어주고 신항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볼 때 항만을 이용하는 선사들은 기항지를 선택할 경우 시설 같은 물리적 요인도 보지만 항만 서비스의 질을 최우선시한다.

대규모 첨단 항만시설을 갖춘 부산 신항의 경우 인근에 국제공항인 가덕신공항이 개항하게 되면 최첨단 복합물류 시스템이 구비되는 셈이어서 차별화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부산항은 중국의 경쟁 항만들보다 더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며 세계 최상위권 메가 허브항으로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돼 하루빨리 개항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도 부산항에는 여건상 대형 항만시설을 갖추기 힘든 일본의 환적화물이 몰리고 있다. 부산이 현재와 같이 1년 365일 쉴 새 없이 하루 24시간 하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뢰성 높은 글로벌 물류도시라는 명성을 지속적으로 쌓아 나간다면 세계 1위 싱가포르항을 능가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

유럽 최대 무역항으로 발돋움한 네덜란드 로테르담이 세계 시장의 중심부에 위치하게 된 사례도 벤치마킹 대상이다. 반경 480km 이내에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있어 유럽 최대 환적항으로 자리매김했다. 로테르담항 배후에는 화물의 보관, 분류, 포장, 집화, 배송을 위한 대규모 물류단지도 조성돼 있다. 이 단지는 도로, 철도, 내륙 수로 등 복합물류 시스템 강화를 통해 유럽은 물론 세계 주요 도시와도 원활하게 연결된다는 게 경쟁력이다. 이같이 세계적인 물류 허브도시들은 항만이 공항과 철도, 고속도로망으로 잘 연결돼 있다.

특히 싱가포르항과 홍콩항은 대형 항만시설을 바탕으로 복합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세계적인 메가 허브항으로 발전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제벨 알리항 역시 전략적인 공항 개발과 복합물류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공항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며 세계적인 자유무역 물류 허브항으로 급성장한 경우다.

부산도 가덕신공항 건설을 계기로 싱가포르항 등 세계 굴지의 항만이 걸어간 성장 패턴을 따라 해상, 항공, 육상까지 막힘없이 연결하는 복합물류 체계를 갖추면 머지않아 글로벌 허브도시의 위용을 갖게 될 것이다. 부산 신항과 가덕신공항이 연계성을 극대화할 경우 신항 주변은 국제적인 투자처로 새롭게 인기를 끌며 부산과 국가의 발전은 물론 지역균형발전에도 크게 한몫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러한 희망적인 전망을 뒷받침하며 현실화하기 위한 것이 바로 부산의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다. 따라서 여야가 국회를 정상화해 특별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키울 특별법안 통과가 328만 부산시민의 간절한 염원 중 하나임을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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