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딥시크, 기회·위험 요인 공존”
김재준 부사장, 31일 실적 컨퍼런스콜서 밝혀
단기적으로 최첨단 HBM 제품 판매 부정적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 HBM 수요 늘어 희망
삼성전자는 31일 최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에 대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신기술 도입에 따른 업계의 변화 가능성이 항상 있고 현재의 제한된 정보로는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딥시크가 최근 선보인 추론 AI 모델 ‘딥시크 R1’은 미국의 대중 제재 탓에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가속기 H100 대신 성능을 다운그레이드한 H80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서며 글로벌 IT 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한 오픈AI가 최신 챗GPT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1억 달러(약 1455억 원)에 달했다. 반면 딥시크가 R1 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557만 6000달러(약 81억 원)으로 엔비디아가 들인 돈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김 부사장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최첨단 HBM 제품 판매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딥시크처럼 저가형 반도체로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 HBM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