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도 못받는 취약계층…의사·변호사 고소득자도 비명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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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거절률 급증 추세
고소득자 대출 연체율 9년반 만 최고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여파가 취약계층은 물론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로 확대하고 있다. 시내 빈 상가. 연합뉴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여파가 취약계층은 물론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로 확대하고 있다. 시내 빈 상가. 연합뉴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여파가 취약계층은 물론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로 확대하고 있다. 서민금융상품마저도 거절당하는 이들이 늘어난 데 이어 고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취급하는 주요 서민금융상품의 거절률이 작년 11월 기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만 34세 이하 청년을 위한 ‘햇살론 유스’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8만 5400건 신청 건수 중 27.8%인 2만 3799건이 거절됐다. 2021년 11.54%였던 거절률은 매년 급등 추세다. 저신용·저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근로자햇살론도 같은 기간 거절률이 24.01%에 달했다.

특히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상품인 햇살론15는 같은 기간 거절률이 2023년(3.02%) 대비 4배나 급등한 12.93%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인 햇살론카드 역시 거절률이 높아졌다.

서민금융진흥원 측은 “재직 및 소득증빙 불충분, 신청정보 오기재, 심사기준 미달, 공공정보·신용도 판단정보 보유 등의 사유로 탈락자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로 저소득은 물론 중소득·고소득 자영업자도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지난해 3분기 말 대출 연체율은 1.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1.71%)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고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전체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중소득 자영업자 사정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중소득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3.04%로, 역시 2015년 1분기(4.76%)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최근 자영업자 대출은 증가세가 과거에 비해 둔화했으나, 연체율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정부는 높은 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 대한 자금 지원과 채무조정 등 적극적인 자영업 지원 대책은 물론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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