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부두 개장의 의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정미 부산항만공사 물류정책실장

부산항만공사가 직접 개발하고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이 운영하는 신항 7부두(서컨 2-5단계)가 지난달 5일 개장했다. 2012년부터 이어진 장장 12년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기반 시설이 준공된 이후 약 6개월간 시운전을 거쳐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부두로서 역사적 첫발을 내디뎠다.

완전자동화 부두는 컨테이너의 하역에서 장치장 이송까지 무인 자동화로 이루어지는 부두를 말하며, 자동화·정보화·지능화를 표방하는 스마트항만의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완전자동화 부두는 기존 부두와 비교해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이다. 무인 작업으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작고 전기, 배터리 기반의 하역·이송장비 사용으로 친환경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건비, 동력비를 절감할 수 있어 경제성도 높다.

1993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ETC 터미널이 부분 자동화를 시작한 이래로 독일 함부르크항, 싱가포르 투아스항, 중국 상하이항·칭다오항 등이 이미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비교할 때 부산항의 자동화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는 자동화 항만의 하역생산성에 대한 신뢰 문제, 투자비 증대, 일자리 상실 우려에 따른 하역근로자 반대 등에 기인했다. 이번에 개장한 신항 7부두 3선석도 애초 선석·장치 구간만 무인자동화하고 두 구간을 이어주는 이송구간은 유인장비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송구간에도 무인장비를 운영하고자 하는 DPCT(북항 신감만부두 운영사, 현 DGT)가 신항 7부두 운영사로 선정되면서, 2026년 신항 7부두 2개 잔여선석부터 적용할 예정이던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2년여 앞당겨 도입하게 된 것이다.

당초 계획과 달리 완전자동화 부두 도입이 빨라지면서 각종 문제도 불거졌다. 기존 DPCT 근로자의 대량 실직을 우려한 항운노조의 강한 반대와 저항, 그리고 기존 유인장비로 설계된 이송구간에 대한 대대적인 설계·공정 변경을 해결해야 했다. 또한 국내 제작이나 운영 경험이 전무했던 무인이송장비(AGV)에 대한 기종 결정, 장비 간 연계 가동, 부대 설비 결정 등 넘어야 할 문제가 곳곳에 있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 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을 극복하고 마침내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부두가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신항 7부두는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부두 의미 외에도 기존 부두와 달리 내연기관 장비가 없는 100% 탄소중립 항만이라는 점, 국산 기술 중심의 항만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이전까지는 외산 장비가 신항 주요 장비의 85% 이상을 차지했지만, 신항 7부두 개장 이후 국산화 비율이 32%까지 올랐다.

동시에 자동화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근로자의 일자리 상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사·정(항운노조, DGT, 부산항만공사)의 상호 협조와 양보, 조율을 통해 일자리 감소 없이 터미널을 개장하게 된 점 등도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존 항만 근로자를 완전히 승계한 신항 7부두는 향후 구축될 스마트항만의 선진 사례가 될 전망이다.

신항 7부두의 완전자동화는 물류흐름의 최적화를 위한 스마트항만 도약의 첫 단계다. 이제는 완전자동화를 넘어 스마트항만의 완성을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운, 항만, 내륙운송과 관련된 모든 물류망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상호 양방향 정보교환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자율형 항만을 조성해야 한다.

이번 완전자동화 부두 개장을 시작으로 진해신항까지 완성되는 2040년에는 부산항이 스마트항만의 완결체가 되길 기대한다. 국내 항만 스마트화를 선도할 것은 물론, 기존 동북아 허브항의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스마트항만으로서 입지를 다져갈 것이다. 세계 항만물류를 선도하는 항만으로 부상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 될 것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