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3E 12단 3분기 양산…내년 생산분도 대부분 완판”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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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 곽노정 최고경영자(CEO)는 2일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생산 측면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됐다”고 말했다.

곽 CEO는 이날 경기 이천 본사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세계 최고의 고객 맞춤형 메모리 설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 CEO는 “현재 AI는 데이터센터 중심이지만, 향후 스마트폰과 PC, 자동차 등 온디바이스 AI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AI에 특화된 초고속·고용량·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HBM과 고용량 D램 모듈 등 AI 메모리의 비중은 2028년 6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 CEO는 “올해 이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수의 증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의 요인으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더 수요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HBM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에는 “고객의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성격이 강하고 과잉 투자를 억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HBM4 이후가 되면 맞춤형(커스터마이징) 니즈(요구)가 증가하면서 트렌드화되고 수주형 비즈니스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에 과잉 공급에 대한 리스크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2분기 내에 양산한다고 발표하며 반격을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HBM 핵심 패키지 기술 중 하나인 MR-MUF 기술의 경쟁력도 이날 강조했다. 최우진 P&T 담당 부사장은 “MR-MUF 기술이 고단 적층에서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어드밴스드 MR-MUF 기술로 이미 HBM3 12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고 칩의 휨 현상 제어에도 탁월한 고온·저압 방식으로 고단 적층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MU-MUF 기술은 과거 공정 대비 칩 적층 압력을 6% 수준까지 낮추고 공정 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4배로 높이며 열 방출도 45% 향상시킨다. 신규 보호재를 적용해 방열 특성도 10% 더 개선했다. 최 부사장은 “16단 구현까지 순조롭게 기술 개발 중”이라며 “HBM4에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 16단 제품을 구현할 예정이며,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역시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 CEO는 “AI 반도체 경쟁력은 한순간에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고 D램 기술력을 바탕으로 HBM이 나온 것”이라며 “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게 2012년인데, 그때부터 메모리 업황이 좋지 않아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10% 이상씩 줄였지만 SK그룹은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투자를 확대하는 결정이 전 분야에 걸쳐 이뤄졌고 거기에는 시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는 HBM 투자도 포함됐다”며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각 고객사, 협력사와 긴밀하게 구축돼 있는 것 또한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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