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섬이라고 하는 내가 사랑하는 작은 우주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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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문화 답사기 / 김준

섬박사 김준의 <섬문화 답사기> 울릉·부산·거제·사천·남해 편이 나왔다. 신안 편, 여수·고흥 편, 완도 편, 진도·제주 편, 통영 편에 이어 여섯 번째다. 앞으로 인천과 옹진군, 충남과 전북 지역 등을 다룰 두 권이 남았다고 한다. 그는 30여 년 섬을 기웃거렸다. <섬문화 답사기> 집필을 시작한 지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섬에 애인이라도 숨겨 둔 것일까. 그렇게 섬으로만 싸돌아 다니는 이유를 만나면 물어 보고 싶어진다. 이번 책에는 부산을 비롯한 경상권이 실렸다. 섬박사가 보기에 부산은 어떤 섬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부산에서는 영도, 가덕도, 눌차도 세 곳이 나온다. 외지 사람들이 부산에 섬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이 뜻밖이다. 하긴 늘상 해양도시라고 강조하지만 눌차도까지 가 본 부산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영도는 주민의 30%가 제주와 인연이 있는 사람일 정도로 부산에서 유독 섬의 문화를 간직한 곳이었다. 책을 읽다 보면 가덕 숭어잡이와 눌차도의 굴 양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섬 전문가이자 음식 전문가답게 알차고 맛깔나게 제공하는 지역 음식 이야기가 군침을 당기게 만든다. 부산과 가까운 창원에 저도, 송도, 양도, 음지도, 우도, 초리도, 잠도, 실리도, 연도, 수도 등 가볼 만한 섬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한국에는 3300여 개의 섬이 있지만 섬에 사는 사람, 섬이 가진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섬은 그에게 작은 우주였고, 발길이 잦아지면서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제 두 권을 더 집필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섬들로 떠난다고 한다. 섬박사의 건투를 빈다. 김준 지음/보누스/552쪽/2만 8000원.


<섬문화 답사기> 표지. <섬문화 답사기> 표지.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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