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위생 미용, 집에서도 관리할 수 있어요"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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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반려동물 돌봄 시민교육]

옷 입는 반려견 털 뭉침 잦아 빗질 중요
가벼운 빗이 좋고 모질 따라 가위 선택

발바닥 털 자라면 걸을 때 잘 미끄러져
클리퍼 이용해 패드 보일 정도로 제거

위생 미용은 건강 체크하는 의미도 커
귓속 털·항문낭 등 주기적으로 관리를


반려견 위생 미용은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클립아트코리아 반려견 위생 미용은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클립아트코리아

비반려인과의 갈등을 줄이고, 반려인과 반려견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반려동물 돌봄 시민교육'이 3주 차에 접어들었다. 교육이 어느덧 중반부에 들어선 가운데, 보호자들은 높은 출석률을 보이며 반려견 교육에 열심이다. 지난 25일 열린 수업에는 위드펫 직업전문학원 정연 원장이 반려견 위생 교육을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반려견 미용을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여느 때보다 들뜬 분위기 속에 수업이 진행됐다.


■ 미용 도구 선택

정연 원장은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견에게 미용이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예뻐서 키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반려견이 미용을 하지 않으면 위생적인 문제도 있지만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월 양육 비용은 13만 원, 동물병원 다음으로 미용에 대한 소비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미용비도 부담이다. 위생 미용은 간단한 방법만 익힌다면 보호자도 집에서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보호자들이 고민만 하다가 포기하기 일쑤다. 미용 도구 종류나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위드펫 직업전문학원 정연 원장이 반려견 미용 도구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위드펫 직업전문학원 정연 원장이 반려견 미용 도구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기본 미용 도구인 빗의 경우 용도에 따라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다. 대부분 집에서는 슬리커 브러시와 콤을 주로 사용한다. 슬리커 브러시는 동그랗거나 네모난 바닥 모양에 빗살이 고슴도치 가시처럼 촘촘하게 되어 있는 형태다. 엉키거나 뭉친 털을 풀고 목욕 후 드라이할 때 빗겨주면서 털을 말리는 용도로 사용한다. 콤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일자 빗처럼 생겼다. 엉킴이나 뭉친 털을 확인하고 털의 흐름을 정리할 때 사용한다.

정 원장은 "반려견의 털은 꼬불꼬불한데다가 옷을 입히고 생활하기 때문에 털이 뭉치는 일이 잦아 빗질이 중요하다"면서 "콤의 경우 무게가 가볍고 가격도 어느 정도 나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위생 미용을 위해 많이 구매하는 것 중 하나가 가위다. 보호자는 민가위와 요술 가위라 불리는 숱가위를 많이 구매한다. 민가위는 곡선형으로 생겨 한쪽 날만을 사용해 커트할 때 사용한다. 숱가위는 이빨에 홈이 있어 미용 시 땜통이 덜 생긴다. 정 원장은 "견종의 모질에 따라 추천되는 가위도 다르다"며 "푸들이나 비숑은 민가위로도 충분하고, 포메라니안, 스피츠, 폼피츠, 몰티즈는 숱가위를 사용했을 때 결과물이 좋다"고 말했다. 민가위의 경우 각도가 중요한데 평균적으로 20도가 사용하기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위생 미용 방법

위생 미용 영역은 크게 발바닥과 발톱, 배와 생식기, 귀로 구분한다. 먼저 반려견의 발바닥에는 푹신푹신한 패드 같은 피부 조직이 있다. 발바닥 사이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털이 나는데 제때 미용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미끄러움을 유발하고 관절을 다쳐 슬개골 탈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발톱도 마찬가지. 너무 길게 자라나면 바닥을 지지하는데 무리가 가고 최악의 경우 발톱이 옆으로 휘면 관절도 함께 휘게 된다.

발바닥 털은 패드가 보일 정도로 깎아주면 된다. 이때 움직이지 않도록 반려견의 몸통을 팔과 옆구리에 고정시킨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발바닥 털은 패드가 보일 정도로 깎아주면 된다. 이때 움직이지 않도록 반려견의 몸통을 팔과 옆구리에 고정시킨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발바닥 털은 작은 클리퍼를 이용해 깎아준다. 이때 반려견의 몸통을 팔과 옆구리 사이에 넣어 고정시킨다. 그런 다음 발바닥을 들어 클리퍼로 피부와 가깝지 않게 털만 살살 밀어준다. 이때 클리퍼는 연필 쥐듯 가볍게 잡는 것이 포인트다. 반려견이 싫어한다면 너무 바짝 밀 필요는 없다. 패드가 보일 정도로만 미용해도 된다.

반려견의 발톱은 자세히 보면 사람 손톱과 같이 흰 부분과 안쪽에 빨간 혈관이 있다. 자를 때는 혈관을 피해 깎아주면 된다. 검정 발톱이라 혈관이 보이지 않는다면 패드에 발톱깎기를 수평으로 붙인 후 조금씩 잘라주자. 만약 반려견이 너무 겁을 먹었다면 앉아서 자르거나 발톱갈이(그라인더)를 사용해 갈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발톱의 길이는 발을 디뎠을 때 살짝 떠있는 것이 정상이다.

반려견을 세우고 배털은 배꼽까지 깎아준다. 생식기 털은 툭툭 쳐내면서 밀어주면 된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반려견을 세우고 배털은 배꼽까지 깎아준다. 생식기 털은 툭툭 쳐내면서 밀어주면 된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배와 생식기도 클리퍼를 이용해 깎아준다. 배는 다 밀어줄 필요는 없고 배꼽 부근까지 깎아주면 된다. 생식기 부분은 다칠 수 있으니 툭툭 건드리는 느낌으로 살살 밀어준다. 항문 털은 항문이 잘 보이게 꼬리를 바짝 올린 후 클리퍼를 사용해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깎아주면 되는데, 날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향해야 한다.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클리퍼를 누른 후 걷어내는 느낌으로 털을 정리한다.

항문 털을 밀때는 클리퍼 날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향한채 누르면서 걷어낸다는 느낌으로 정리한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항문 털을 밀때는 클리퍼 날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향한채 누르면서 걷어낸다는 느낌으로 정리한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특히 항문 밑에는 황갈색의 악취가 풍기는 분비물을 함유한 주머니 '항문낭'이 있다. 염증이 생길 수 있어 이 분비물을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목욕 시 샴푸 직전의 단계에서 엄지와 검지로 항문 밑 4시와 7시 방향을 여드름 짜듯 아래에서 위로 쭉 올려준다. 이물질이 튀어나올 수 있어 휴지나 물티슈로 감싸고 하는 것이 좋다. 분비물이 안 나오는데 억지로 짜서는 안 된다. 계속 짜면 항문이 부어오를 수 있다. 힘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항문낭은 엄지와 검지로 4시에서 7시 방향으로 아래서 위로 여드름 짜듯 올려준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항문낭은 엄지와 검지로 4시에서 7시 방향으로 아래서 위로 여드름 짜듯 올려준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강아지의 귀는 'ㄴ'자 형태로 되어 있다. 보통 면봉이나 겸자 가위로 귀 청소를 해주는데, 피부가 예민해 다칠 수 있어 초보자에게 권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어파우더를 귓속에 뿌려 귀밑을 조물조물 문지른 후 죽은 털을 손으로 뽑아낸다. 그런 다음 세정제를 묻힌 솜을 이용해 바깥쪽부터 안쪽까지 살살 닦아낸다. 파우더가 안에 남아있으면 굳을 수 있어 솜을 조금 떼어낸 다음 겸자 가위에 감아 안쪽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면 된다.

귀 청소는 이어파우더로 속털을 뽑아 낸 후 솜에 세정제를 묻혀 살살 닦아낸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귀 청소는 이어파우더로 속털을 뽑아 낸 후 솜에 세정제를 묻혀 살살 닦아낸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정 원장의 설명이 끝난 후 보호자들은 조를 나눠 직접 미용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반려견에게 상처라도 입힐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살살 해보니 집에서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반려견 '포도' 보호자는 "주인이 직접 미용을 해주는 게 좋다고 들어서 집에서 직접 해왔는데 눈앞에서 전문가의 시범을 보니 다르더라"며 "오늘 교육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연 원장은 "집에서 위생 미용을 하면서 반려견의 몸을 만지고 관찰하다 보면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몰라서 못해 준 부분도 많을 텐데 강의를 통해 알아가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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