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3번이나…툭 하면 멈추는 거제모노레일 도로 애물단지 되나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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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 화재 사고로 운행 중단
1년 5개월여만에 재개했지만
차량 배터리 방전 탓 3번 멈춰
거제시 무기한 임시 운영 중지

승강장 화재 사고 이후 1년 5개월 만에 운행을 재개한 거제관광모노레일이 잇따른 차량 멈춤 사고로 다시 애물단지가 될 위기에 처했다. 민간 사업자인 홍익관광개발(주)은 안전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방식 차량을 도입했는데, 예상치 못한 배터리 문제가 연거푸 발생했다. 부산일보DB 승강장 화재 사고 이후 1년 5개월 만에 운행을 재개한 거제관광모노레일이 잇따른 차량 멈춤 사고로 다시 애물단지가 될 위기에 처했다. 민간 사업자인 홍익관광개발(주)은 안전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방식 차량을 도입했는데, 예상치 못한 배터리 문제가 연거푸 발생했다. 부산일보DB

경남 거제 관광모노레일이 다시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승강장 화재 사고 이후 1년 5개월 만에 운행을 재개했지만, 이번엔 연이은 차량 멈춤 사고로 말썽이다. 보다 못한 거제시는 안전 문제부터 해결하라며 무기한 운행정지를 명령했다.

30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4시 30분께 상부 승강장으로 향하던 모노레일 차량 1대가 갑자기 멈춰 섰다. 원인은 메인 배터리 방전. 사고 차량에는 관광객 5명이 타고 있었다. 2차 사고에 대비해 뒤따르던 차량도 줄줄이 멈추면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승객 40여 명은 발만 굴렀다.

문제는 유사 증상으로 인한 차량 멈춤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9일 상업 운전 재개 이후 이번이 3번째다. 가동 보름여 만인 지난달 24일 상부 승강장을 출발한 차량 1대가 얼마 못가 멈춰다. 통신용 보조배터리 방전이 원인이었다. 승객들은 2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차량은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걸어서 산길을 내려왔다.

이후 사업자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지만 2주 만인 지난 7일 또 사고가 났다. 이번엔 모터 구동용 메인 배터리가 방전됐다. 배터리가 50% 미만일 땐 운행을 중단해야 하는데, 관제탑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올려보냈다가 사고가 났다. 지난 24일 사고도 마찬가지다. 당시 멈춰 선 차량은 3시간여 걸쳐 하부승강장까지 후진으로 이동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거제시는 임시 운영 중지 명령을 내렸다.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안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는 운행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시 관계자는 “운영사 측에 시설개선 명령을 내린 상태”라며 “해결 후 한국교통안전공단 검사를 통과해야 다시 운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영사 측은 전기를 공급하는 차선(전차선)을 확장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거제 모노레일은 전차선 구간을 충전된 배터리로 달리고, 내려오는 구간에서 자동 충전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총노선 길이는 1700m로 이 중 전차선은 1265m다.

운영사 관계자는 “배터리 잔량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방전 속도도 빨라져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전차선 구간을 늘리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보완 작업 완료까지 최소 3주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홍익관광개발이 110억 원 상당을 투자해 재건축한 모노레일 하부승강장과 부속 건물. 부산일보DB 홍익관광개발이 110억 원 상당을 투자해 재건축한 모노레일 하부승강장과 부속 건물. 부산일보DB

한편, 거제관광모노레일은 공사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77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하늘광장에서 계룡산 상부에 있는 옛 미군 통신대까지 왕복 3.54km 노선을 잇는다. 관광형 모노레일로는 국내 최장이다.

2018년 3월 상업 운전을 시작해 누적 탑승객 65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대표 관광시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22년 10월, 한밤중 발생한 화재 사고 이후 운행이 중단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부 승강장 등 건물 2동이 불에 탔고 모노레일 차량 15대 중 13대가 잿더미로 변했다.

피해 규모가 너무 커 운행 재개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민간 사업자인 홍익관광개발(주)이 투자를 제안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홍익관광개발은 홍익여행사가 지세포 대관람차 개발·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공사는 홍익관광개발이 110억 원 상당을 투자해 시설을 복구하는 조건으로 궤도사업 운영권을 20년간 양도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하이브리드 방식 모노레일 차량 25대를 새로 도입하고 노선에 야간경관조명을 달아 볼거리를 더해 지난달 운행을 재개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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