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즐겁고 맛있는 도시 부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윤경 영산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미쉐린 가이드 2024년 부산서 발표
한국 외식 산업 인증평가제 고안해야

미국 CIA 요리학교 부산 유치 추진
시식, 교육 등 B-Food 프로그램 개발

관광 활성화 위한 체험 콘텐츠 절실
부산, 음식관광 메카로 발돋움하길

요즘 전국적으로 경기가 한산해진 느낌이 있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산 관광 러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생각하게 된다. 2007년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대한민국은 의료관광이라는 융합 관광에 관심을 가졌다. 의료관광은 동남아시아 관광의 메카였던 싱가포르와 태국이 관광 목적지로서의 수명이 다해가자, 관광 재도약을 위해 내걸었던 상품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당시의 의료관광이 전문 의료관광과 뷰티관광으로 갈래가 나누어져 태국 현지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에서도 구분되어 성행하고 있다. 이때 의료관광과 함께 주요 콘텐츠였던 의료기관들에서 성행했던 것이 인증기관 평가였다. 그중에서도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국제 인증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1호로 받으면서 국내 병원 간에 국제 인증 붐이 불었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의료기관 평가를 강화하여 새로운 인증 기준을 만들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인증 붐이 외식 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라고 하는 레스토랑 전문잡지가 선정하는 레스토랑 평가 브랜드이다. 레스토랑 평가 인증은 미쉐린 가이드의 훌륭한 브랜드 비즈니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219개, 부산은 11개의 레스토랑이 선정되어 있다. 미쉐린 측은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식당의 분위기나 서비스는 고려하지 않고 철저히 요리만으로 평가한다고 한다. 계약직 전문가를 고용하여 1년간 5~6차례 방문한다고는 하지만 요리를 평가 환경에 적합하도록 세팅된 곳에서 일괄적 평가를 하거나 전문가의 평가 센서가 철저히 분리 평가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지 않은 이상 객관적인 평가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의료기관 인증 붐이 일기 시작했을 때 JCI 인증을 받기 위해 국내 대형 병원들과 전문병원들은 미국 본사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국내 의료기관 인증평가 제도가 발전되면서 의료기관의 서비스와 질도 함께 향상돼 해외인증 붐은 사라졌다. 외식 산업은 어떨까? 2016년 서울, 2024년 부산에서 시작한 미쉐린 가이드가 호텔 인증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힘입어 부산이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음식관광에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부산의 대표 음식하면 밀면, 돼지국밥, 부산어묵 등 단품 음식이 대부분이다. 최근의 관광 트렌드는 단체 여행에서 개인 여행으로, 방문 목적지 여행에서 콘텐츠 체험 여행으로 변화했다. 새로운 체험이 필요하고, 음식은 필수 조건이다. 그런 면에서 부산 음식, B-푸드(Food) 개발에 힘쓰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러한 콘텐츠가 수익성을 내기 위해서는 단품이 아닌 부산만의 향기를 가지고 있는 음식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은 단지 코스 요리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 문화와 교육적 인프라까지 포함한다. 외식 산업 측면에서 음식관광에 대한 산학연 및 지자체의 관심과 집중이 필요한 이유다.

부산이 한식 명품 요리의 대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인적 발전 기반도 갖추어야 한다. 부산을 세계적인 조리학교의 메카로 만들면 어떨까. 전국에는 120여 개, 부산에는 6개의 조리 전공을 가진 특성화 고등학교가 있다. 대학 교육이 특성화 교육으로 전환되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고등학교 교육 콘텐츠도 경쟁력을 갖출 시기다. 프랑스 요리전문학원 ‘르 꼬르동 블루’는 이미 서울에서 아카데미를 하고 있으니, 부산은 미국 뉴욕의 조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함께 새로운 B-food 문화를 만드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부산 영산대에는 CIA 출신 셰프 교수진과 대한민국 조리 명장들이 포진하고 있다. CIA 출신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부산 곳곳에서 자리 잡고 있다. CIA를 부산으로 유치하고 부산이 가지고 있는 한식, 해양, 부산 음식의 특성을 가지고 새로운 부산 음식, 대한민국의 새로운 한식 산업의 기초를 마련해서 한식의 세계화를 부산에서 시작해 보자.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 인증 브랜드에 못지않은 한국 외식 산업에 좀 더 특화된 브랜드 인증평가 제도를 CIA와 함께 개발하고 해외 조리학교에서 아직 과목으로 등록되지 않았던 한식 조리를 부산에서 교과목으로 개발하는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식 조리 프로그램이 세계적인 교과목이 되는 순간 미국 조리학교로 유학 가던 아시아의 초보 셰프들도 부산으로 향하게 되고, 세계적인 셰프를 꿈꾸는 청년들도 부산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부산을 새로운 음식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게 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이런 준비가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관광객을 부산으로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