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산외대 개발, 10년 표류 끝낸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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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공기여협상 개발안 심의
복합용지에 해양치유센터 건립
해양치유숲·바이오 랩 허브도
공동주택용지엔 49층 주거시설

부산 남구 옛 부산외대 부지에 ‘해양치유센터’ 건립 등을 담은 개발안이 추진되면서 10년째 표류하던 부산외대 부지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부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남구 옛 부산외대 부지에 ‘해양치유센터’ 건립 등을 담은 개발안이 추진되면서 10년째 표류하던 부산외대 부지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부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2014년 이후 방치된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부지에 ‘해양치유센터’ 건립이 추진된다. 공공기여 확대를 위해 ‘치유숲’ 콘셉트의 공원을 배 이상 늘리고, 생명공학 데이터센터를 갖춘 바이오 랩 허브도 구축한다. 10년째 표류하던 옛 부산외대 부지 개발의 공공기여협상 청사진이 완성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회의를 열어 우암개발PFV가 제출한 옛 부산외대 부지 공공기여협상 개발안을 심의했다. 별다른 보완 의견이 없어 곧 대상지 선정과 본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개발안을 보면 우암개발PFV는 외대 부지 내 복합용지 8487㎡에 해양치유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민간이 운영할 이 센터는 해조류나 전복 등 해양생물과 해수, 해풍, 태양광, 갯벌 등을 활용해 심신을 치유하는 시설로 활용한다. 수중 노르딕 워킹과 수압마사지, 플로팅·웰니스 테라피 등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11월 전남 완도군에서 유사한 해양치유센터를 선보여 개관 5개월 만에 방문객이 2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간 옛 부산외대 부지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건 공공성 확보에 대한 민관의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자는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이번 수정안에서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존 1만 2000여㎡에 불과했던 메인 공원 부지를 이번에는 2만 7510㎡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 곳을 명상, 가드닝 등이 가능한 해양치유숲 콘셉트로 꾸며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한다. 해양치유센터와 연계해 부산 도심 내 치유 거점 시설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공공기여 시설이 들어설 전략산업용지 1만 2000㎡에는 바이오 랩 허브가 추진된다. 부산시 첨단의료산업과가 제안한 시설로, 생명공학 데이터센터와 개방형 실험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시는 공공기여 용지에 ‘게임 비즈니스파크’를 조성하려고 했으나 수요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게임 관련 시설은 유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우암개발PFV가 수정 제안한 지구단위계획안에 따르면 부산외대 13만 1701㎡는 △공동주택용지 58% △도시기반시설(공원, 주차장, 도로) 26.5% △전략산업용지 9.1% △복합용지 6.4%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개발안이 확정되면 공동주택용지에는 지하 3층~지상 49층, 12개 동, 2458세대 규모의 주거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주거시설과 해양치유센터는 민간이, 바이오 랩 허브와 공원은 지자체가 맡아 운영하게 된다.

시는 대상지 선정 절차를 거쳐 사업자와 본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의회와의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르면 오는 8월께 본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옛 부산외대 부지는 10년간 사업이 표류하며 방치됐던 탓에 슬럼화가 진행됐고, 인근 상권은 피폐해졌다. 주민들은 조속한 개발을 원하고 있고, 시와 정치권 등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부산시 임경모 도시균형발전실장은 "장기간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곳인데, 민간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적시에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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