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보우 스님 “장편소설 수익금 원폭피해자에게 기부할 것”
첫 장편 <영혼의 바람> 출간
“한·일 화해 기원하는 소설”
시인 보우 스님은 최근 처음으로 장편소설 <영혼의 바람>(작가마을)을 내고, 모든 수익금을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고 한다. 기부 배경은 이 소설이 일제강점기의 아픈 피해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일제강점기에 만난 한·일 두 남녀가 각각 전장에 끌려가 죽고, 사고로 죽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남겼는데 한국과 일본에서 환생해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사찰 주지를 통해 못다 한 사랑을 이룬다는 줄거리다. 일제 경시청 고위직 딸이 피해국인 한국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도 일본인의 사죄를 은근히 품은 설정이라고 한다.
삶과 죽음, 환생, 사랑 얘기를 통해 제국주의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는 것이 작품을 쓴 동기라고 한다. 보우 스님은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 관계가 양국 간에 정치적으로 잘 안 만들어지니까, 양국 개인들 간에 성사시켜보자는 취지로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했다. 스님은 현재 감천문화마을 ‘관음정사’ 주지로 있다. 1992년 등단한 이후 실상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5권과 한시집 2권을 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