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TS 6월 콘서트, 부산의 도시 품격 보여주는 계기 돼야
공연 앞두고 일부 숙박료 10배가량 올라
'글로벌' 도시 이미지 한순간 사라질 수도
사진은 지난 2022년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공연 장면. 빅히트뮤직 제공
6월 12일부터 이틀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BTS(방탄소년단) 공연은 지난 3월 서울 광화문 공연에 이어 세계의 이목이 쏠린 대형 문화 이벤트다. 세계인이 부산이라는 도시를 바라보게 만드는 무대이자 도시의 품격과 시민의식을 시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데 공연을 앞두고 일부 숙박업소가 평소보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숙박료를 올려 받고 있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행정당국이 단속에 나섰지만 온라인 예약 사이트에는 곳곳에서 여전히 상식을 벗어난 가격이 등장한다. 도시 전체가 손님맞이에 나서도 부족할 시점에 일부 업소의 탐욕과 이기심이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서면의 한 호텔은 평소 16만 원 수준이던 객실 가격을 공연 당일 74만 원대로 올렸고, 또 다른 숙박업소 역시 5만 원대 객실을 5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내놨다. 순간의 욕심이 지역 관광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바가지요금에 일부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소 비용으로 체류하고 올 거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공연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지역 소비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부산은 곧 한국의 얼굴이다. 도시 풍경과 시민의식, 상인의 태도 하나하나가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그들에게 터무니없는 숙박료를 요구하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당장 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현장 점검과 대체 숙소 마련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숙박요금을 직접 조정할 법적 권한은 없다. 정부가 지난 2월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 역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선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정책은 나왔지만 현실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역사회의 자정 노력이다. 범어사 등 불교계는 템플스테이를 제공하고, 아르피나는 기존 요금을 유지하는 착한 요금 정책을 내걸었다. 일부 업소의 이기심이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이, 종교계와 공공부문이 오히려 부산의 체면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BTS 공연 효과는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됐다. 공연 한 번으로 항공과 숙박 등 소비가 급증하고 도시 브랜드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이른바 ‘BTS 노믹스’는 이제 국가적 관심사가 됐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연 연장에 관심을 보였을 정도다. 이번 공연은 부산으로선 좀처럼 얻기 어려운 기회다. 부산은 사계절 내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관광도시를 목표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외국 관광객과 BTS 팬들에게 부산이 아름다운 항구도시로 기억될지, 숙박료 폭탄 도시로 남을지는 결국 우리 선택에 달렸다. 어렵게 쌓은 도시 브랜드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이번 공연이 부산의 도시 품격을 세계에 제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