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도 줄었는데… 연말 맞아 더 힘들어진 KTX 예매 전쟁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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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 기차편 여객 수요 못 따라가
차량 추가 투입 지지부진·일부 정비
KTX·SRT 통합해도 해소 힘들어
정부 차원 단계적 증편 추진해야

부산~서울 기차편이 급증하는 이용객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부산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을 걸어가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서울 기차편이 급증하는 이용객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부산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을 걸어가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과 서울을 잇는 왕복 항공편이 대거 감소(부산일보 11월 20일 자 1면 보도)한 데 이어 부산~서울 기차편도 급증하는 이용객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여객이 늘어난 것에 비해 KTX 추가 투입은 지지부진한 데다 기존 KTX 차량 일부도 정비로 운행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9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부선을 이용하며 부산역에 승하차한 여객 수(이하 부산역 승하차 여객 수)는 모두 873만 7816명이다. 상반기 추세대로면 올해 부산역 승하차 여객 수는 지난해(1722만 9573명)보다 다소 늘어난 175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부산역 승하차 여객 수 1278만 9723명과 비교하면 470만 명 이상 여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레일은 지난 3년 동안 부산과 서울 오가는 KTX 운행 횟수를 늘리기도 했으나 빠르게 증가하는 여객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9일 기준 부산과 서울 오가는 KTX 하루 평균 운행 횟수는 주중(월~목)이 105회, 주말(금~일) 129회다. 2022년 KTX 평균 운행 횟수 주중(월~목) 100회, 주말(금~일) 118회와 비교해 각각 5회, 11회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KTX 한 대의 좌석 수가 955석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주중 4775석, 주말 1만 505석 정도만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부산·서울행 KTX 표 구하기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9일 KTX 예매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에 따르면 이주 주말 주요 시간대의 부산~서울 KTX 일반실과 특실은 모두 매진이거나 입석만 예약이 가능한 상태다. 주말을 맞아 부산과 서울로 오가는 여객 수요가 집중되며 좌석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것이다.

기차 출발 당일까지 취소 표를 기다리며 간신히 탑승하는 사례도 잇따르며 여객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여객 수요가 높아지는 휴가철 때는 취소 표마저 구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지난 주말 KTX를 타고 부산을 찾은 석 모(29·서울 관악구) 씨는 “출발 일주일 전에 부산행 KTX를 예약하려 해도 금요일이나 토요일은 자리가 거의 없었다”며 “여름에는 KTX 예약이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2월 3일부터 서울~부산 노선에 투입되는 KTX 2대가 차량 정비 이유로 운행이 정지된 것도 이러한 예매 전쟁을 격화시켰다. 주중 오후에 투입된 해당 KTX들이 운행에서 제외되며 1910석이 사라졌다. 이들 KTX에 대한 복귀 일정도 잡혀있지 않는 상태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내년 3월 KTX와 SRT 통합으로 하루 좌석이 1만 6000석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람이 몰리는 SRT노선에 KTX을 투입하는 방식 등으로 운행을 효율화하면 좌석 여유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SRT노선에 KTX를 투입하게 되면 SRT노선엔 운행 편수와 좌석 수가 일시적으로 늘지만, 기존 KTX 노선의 운행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결국 전체 좌석 수가 그대로여서 예매난을 해소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내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항공, 기차 등 부산과 서울을 잇는 이동 수단 증편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공동상임대표는 “국가균형발전 축으로 해양수도 부산을 천명했다면, 발전 기반이 되는 항공, 철도 등 이동수단에 대한 증편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이동 수단 증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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