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게’ 조사 강행하는 국힘…“한동훈 가족명 작성자 전화 끝번호 동일”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 ‘긴급 기자단 공지’서 밝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9일 이른바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관련된 ‘당원 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해 게시물 작성자를 대상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기자단 긴급 공지’를 통해 “한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에 대해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당원명부 확인 결과 한 전 대표 가족 이름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A, B, C의 경우 같은 서울 강남구병 선거구 소속”이라며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 끝 네 자리가 (서로) 동일하고, D의 경우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다. 위 4인의 탈당 일자는 거의 동일한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강남병은 한 전 대표의 자택인 타워팰리스가 위치한 선거구다. 거론된 4명은 한 전 대표의 부인, 장모, 장인, 딸과 이름이 같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 측 일각에서 ‘이미 당게 관련 전수조사를 통해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얻고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당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한 결과, 당원게시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거나 그 결과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없다”면서 “당무감사위가 확보한 자료 또한 없다”고 반박했다.
또 현재 공석인 당 윤리위원장을 인선한 뒤 조율을 거쳐 조사를 진행하는지와 관련해선 “윤리위원장 선임 여부와 무관하게 당무감사위의 조사, 결론 도출, 후속 조치는 독립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 완료 후 당무감사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른바 ‘당게 사태’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뜻한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에서 이 문제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히자,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전 대표 역시 지난달 말 당무감사위가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계엄의 바다를 건너 미래로 가야 할 중요한 시기에 당을 퇴행시키는 시도가 참 안타깝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