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차관 직권면직…기강 잡기 나선 이 대통령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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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 직권면직 조치
부당 권한 행사, 부적절 처신 이유 '기강 잡기'
인사청탁 논란 등에 공직사회 분위기 쇄신 분석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인사청탁 문자 논란'을 촉발한 김남국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인사청탁 문자 논란'을 촉발한 김남국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새 정부에서 임명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은 현직 차관을 직권면직 조치하면서 공직사회 전반 ‘기강 잡기’에 나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통령실 비서관 간 인사 청탁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분위기 쇄신 차원의 엄중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부당한 권한 행사와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는 이유로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직권면직 조치했다. 이번 조치는 감찰에 의한 것인 만큼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기 어렵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감찰을 거쳐 직권면직된 것은 강 차관이 처음이다.

대통령이 새 정부에서 임명된 지 반년도 안 된 현직 차관을 면직한 것은 이례적인 조치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를 두고 최근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직 사회 동요를 막기 위한 엄중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의 인사 청탁성 문자를 받고 ‘훈식이 형(강훈식 비서실장)이랑 현지 누나(김현지 제1부속실장)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김남국 전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사표를 제출받은 즉시 수리한 바 있다. 여권발 인사 청탁 논란은 국정 운영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직접 엄중 조치 카드를 꺼내 들면서 논란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도 논란 직후 현안점검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인사 추천과 청탁도 구분 못 하는 일부 공직자가 있다”며 경각심을 가지라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야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특별감찰관 임명 수순에 나섰다. 강 실장은 7일 대통령실 6개월 성과 간담회에서 “특별감찰관은 꼭 임명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에서 빨리 추천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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