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음모론' 꺼내며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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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조희대, '이재명 사건 내가 처리' 취지 발언"
당 소속 의원이 제기한 의혹 바탕으로 조희대 압박 가속
정청래 "조 대법원장 이제는 스스로 답할 때 됐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도 "사법적으로 정치 생명 끊기 위해 개입"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 측은 조 대법원장의 등청 취재 여부를 최종 불허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 측은 조 대법원장의 등청 취재 여부를 최종 불허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당 소속 의원이 제기한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고리로 조 대법원장 사퇴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삼권분립 훼손을 우려한 대통령실의 선 긋기에도 민주당이 스스로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등 사퇴 요구 목소리를 더욱 높이는 모양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7일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사적인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내란 특검은 제기된 충격적인 의혹에 대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민주당 부승찬 의원의 충격적인 의혹 제기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사흘 후인 지난 4월 7일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는 제보 내용을 소개했다. 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오찬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고 한다”며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의 독립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제보 내용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사퇴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의혹 제기가 사실이라면 국민 여러분,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며 “조 대법원장은 어떻게 하시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 스스로 언론인의 입과 귀를 틀어막을 게 아니라 스스로 답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과 정치 개입은 즉각 규명돼야 한다”고 적었다.

추 의원은 “윤석열 탄핵 선고가 끝나고 4월 수상한 점심 회동”이라며 “군경을 동원해 불법 계엄을 해 이재명 등 정적을 체포해 죽이려다 실패하자 사법적으로 정치생명을 끊기 위해 대법원장이 개입했다면 끔찍한 일”이라고 조 대법원장 의혹에 힘을 실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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